1998년 파산에 내몰리며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었던 미국의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는 이전까지 ‘롱쇼트(매수·매도) 투자 전략’으로 이름을 날렸다. 저평가된 채권을 사고, 반대로 고평가된 채권은 팔아서 차익을 남기는 방식이다. 이 회사는 적은 차익을 불리
1998년 파산에 내몰리며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었던 미국의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는 이전까지 ‘롱쇼트 투자 전략’으로 이름을 날렸다. 저평가된 채권을 사고, 반대로 고평가된 채권은 팔아서 차익을 남기는 방식이다. 이 회사는 적은 차익을 불리기 위해 남의 돈을 대거 투자금으로 끌어다 썼다. 그러나 빚내 사들였던 러시아 채권이 채무 불이행에 놓이며 결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주도해 14개 채권 금융기관이 구제금융 36억달러를 수혈해야 했다.
코로나19가 발병한 2020년 3월 미국의 국채시장 혼란 사태를 빚은 주범도 헤지펀드들의 막대한 ‘빚투’였다. 팬데믹 위기로 주가가 폭락하면 안전자산인 국채에 돈이 몰리며 국채값도 올라야 정상이다. 하지만 헤지펀드들의 ‘현물·선물 차익 거래’는 국채가격 폭락을 초래했다. 담보가치 높은 미국채를 은행에 저당 잡히고 대출을 받아 또 국채를 사들이는 식으로 보유 자산을 수십배로 뻥튀기한 펀드들이 담보로 맡긴 국채 선물을 웃돈 붙여 팔았다가, 국채값이 내리자 채권 은행들이 줄줄이 담보 처분에 나선 까닭이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직접 670억달러 규모 채권 매입에 나서며 급한 불을 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선언한 미국 ‘해방의 날’이 ‘국채 붕괴의 날’로 돌변한 배경에도 헤지펀드들의 이 같은 영끌 투자가 있다. 전례 없는 미국의 보호주의 관세 정책이란 외부 충격에 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국채값 하락, 헤지펀드 거래의 강제 청산, 국채 매도, 국채값 추가 하락이라는 악순환이 벌어진 셈이다. 국채값이 폭락하면, 국채 금리와 여기에 연동된 각종 대출금리가 뛰어 서민이 직격탄을 맞는다.금융 규제를 확 풀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 와서 마음을 바꿔 이들의 차익 거래에 규제의 칼을 뽑기도 쉽지 않다. 미국채의 주요 투자자이자 유동성 공급자인 헤지펀드들의 판돈을 조이면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비용이 급증해 결과적으로 미국 시민들이 이를 부담하게 되기 때문이다. 미국채 발행 잔액 약 28조6천억달러 중 헤지펀드의 차익 거래 규모는 8천억달러 내외로 추산된다. 관세 하나로 미국의 천문학적 무역·재정 적자를 해결하겠다는 트럼프의 기상천외한 경제 정책이 출발부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외통수에 몰렸다.
United States Latest News, United States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논설위원의 단도직입]“미국이 중국 때리면 어부지리?…한국 ‘G2 대결’ 최전선 되면 안 돼”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집권 2기를 시작하자마자 관세전쟁 포문을 열며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그중에서도 트럼프의 집중 ...
Read more »
트럼프의 ‘석탄 르네상스’ 선언 [유레카]“지구 온도가 2~3도 오르는 것은 러시아엔 그리 나쁘지 않다. 모피 코트에 돈을 덜 써도 되고, (동토가 녹아) 곡물 수확은 늘어날 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03년 9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기후회의에서 한 이 발언은 러시아의 교토의정서 비준을 고대하
Read more »
트럼프, 입만 열면 '약점' 노출…이번엔 관세 피해 농민에 '버텨라'중국과의 ‘관세 전쟁’을 일으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자국 농민들을 향해 '버티라'는 메시지를 냈다. 자신이 시작한 관세 정책 때문에 오히려 미국 농민들의 판로가 막히고, 무차별적 이민자 추방으로 노동 시장이 붕괴될 위기에 처하는 등 미국이 자승자박 상황에 빠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CNN은 '중국의 대두 대체 수입국인 브라질은 올해 역대 최대 생산량을 보일 것'이라며 '미국산 대두에 135%의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으로 수출되는 미국의 대두 물량은 결국 ‘제로(0)’에 수렴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ad more »
미국의 역린, 중국의 루비콘 [유레카]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진정해, 모든 게 다 잘될 거야”라는 짤막한 글을 올린 것은 미국이 세계 57개국에 비상식적인 ‘상호 관세’(한국엔 25%)를 부과하기 시작한 지 9시간 반쯤 지난 9일(현지시각) 오전 9시37분이었다. 그는 자신이 내
Read more »
윤석열 ‘범죄’ 기록물 30년 봉인 위기 [유레카]노무현 전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들에게 “기록하지 못할 일은 하지 말라”며 투명한 일 처리와 기록물 중시를 강조했다. 기록물 자체가 역사적 자료인데다 정권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핵심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참여정부는 국가기록 관리 혁신을 주요 국정 과제로 삼아 2
Read more »
[이은아칼럼] 격투기장의 트럼프, 관세전장의 트럼프격투기장서 힘자랑했지만국채시장 타격에 움찔하며관세전쟁터에선 약점 보여美소비자 피해·동맹 강조해관세협상 유리하게 이끌길
Read more »
![트럼프의 약점 [유레카]](https://i.headtopics.com/images/2025/4/22/hanitweet/539444710054532459569-539444710054532459569-89093D45BF62B1BC2E524090144516C3.web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