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폭탄' 후폭풍, 세계무역지도가 바뀔 수 있는 핵심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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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폭탄' 후폭풍, 세계무역지도가 바뀔 수 있는 핵심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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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IEEPA(국제비상경제권한법)를 근거로 한 트럼프발 '관세폭탄'의 상당 부분을 위법으로 판결하며 행정부의 과세권 남용에 제동을 걸었다는 사실이고, 둘째, EU 주도의 MPIA(WTO 다자간 임시상소중재약정) 등 대안 메커니즘과 분쟁해결 개혁 논의가 본궤도에 오르며, WTO 규범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IEEPA를 근거로 한 트럼프발 '관세폭탄'의 상당 부분을 위법으로 판결하며 행정부의 과세권 남용에 제동을 걸었다는 사실이고, 둘째, EU 주도의 MPIA 등 대안 메커니즘과 분쟁해결 개혁 논의가 본궤도에 오르며, WTO 규범의 '부활'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이 후폭풍은 단기적으로 미국 경제·법정이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규범 우선의 다자 통상질서로 회귀하는 역설적 계기가 될 수 있다.

셋째, 한국이 APEC 의장국으로 '규범 메이커' 혹은 '페이스메이커'의 역할을 자임할 기회가 주어젔다.8월 29일 미 연방순회항소법원은 7대 4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호관세' 등 광범위한 관세 부과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넘어선 위법이라고 판시했다. 판결 내용을 들여다 보자면,"관세는 곧 조세로서 의회에 귀속된 권한이며, IEEPA 문언·구조 어디에도 '관세'를 위임했다는 근거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법원은 판결의 효력을 10월 중순까지 정지해, 관세는 그때까지 유지된다는 취지로 대법원 제소의 시간을 부여했지만, '비상사태라도 대통령이 자의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원칙에는 선을 그었다. 또한 이번 판결은 232조 관세에는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현재는 항소심 판결 단계이며, 대법원 심리·판단이 남아 있다.항소법원·하급심은 첫째, IEEPA에는 관세·부과금·세금이란 표현 자체가 없고, 대통령에게 관세권을 위임한 다른 법률과 달리 세율 상한·기간 제한·조사절차라는 안전장치가 결여돼 있다고 봤다. 둘째, '마약 차단'이나 '적자 시정' 같은 광범위 목적을 내세운 일괄·상호관세는 비상조치의 직접성 요건에도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셋째, 닉슨의 한시적 추가관세 사례는 상한·기한이 명시된 예외적 선례일 뿐, 1977년 IEEPA 제정 시 의회가 비상관세권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입법사와도 배치된다는 점이 확인됐다.미국의 상소기구 인선 보이콧으로 WTO 분쟁해결의 최종심이 멈춘 뒤, EU가 주도해 2020년 MPIA를 가동하며 2심 기능을 임시로 복원해 왔다. WTO 각료들은 2024년까지 '모든 회원이 접근 가능한 완전하고 잘 작동하는' 분쟁해결 복원을 목표로 논의를 이어왔고, 제도개선 통합안도 도출됐지만 완전한 복원은 지연돼 왔다. 그럼에도 EU–중국 등 실사례에서 MPIA 판정이 축적되며 규범 집행의 연속성을 지키는 효과가 입증되는 중이다.트럼프식 관세 정치화는 다자규범을 우회하는 '시스템 브레이커'였다면, 사법부의 제동과 EU·MPIA의 운용은 규칙을 고쳐가며 지키는 '레짐 메이커'의 길을 보여준다. 미국 내부의 위헌·위법 심사는 '대표 없는 과세는 없다'는 통헌 원리의 재확인인 동시에, 다자 규범의 정당성을 외부에서가 아니라 내부의 법치로 복원하는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결과적으로 '관세폭탄'의 법적·경제적 비용은 미국이 먼저 감당하고, 세계는 규범 준수의 유인을 다시 확인하는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국제규범의 귀환: 새로운 '레짐 메이커'의 탄생 2025년 APEC 의장국인 한국은 'Connect–Innovate–Prosper'를 축으로 AI·공급망·포용성 의제를 선도하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했다. 연중 다자 회의 트랙을 통해 아시아·태평양에서 '분쟁해결 절차 최우선' 원칙을 재확인하고, 비상권한 남용을 통상정책에서 억제하는 가이드라인을 회원국 합의문에 반영할 창구를 확보했다. 의장국의 조정력은 규범 이행을 '정치적 선택'이 아니라 '경제적 확실성'의 조건으로 재정의하는 데 쓰일 수 있다.AD 첫째, WTO 분쟁해결 복원 로드맵을 APEC 공동선언에 명문화하고, 상소기능 공백 시 MPIA·DSU 25조 중재의 활용을 권고하는 실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셋째, EU·일본 등과 '규범 연합'을 구성해 MPIA 사건 축적과 상호 집행을 확대하고, 역내 분쟁은 패널 단계 해결을 우선하도록 분쟁예방 메커니즘을 실험한다.미 법원의 불법 판결은 비상권한을 통한 '관세 정치화'가 내구 가능한 정책이 아님을 시장과 관료제에 각인시켰고, 이는 다자 규범으로 회귀할 구조적 유인을 만든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동시에 MPIA·개혁협상은 '상소 공백을 규범으로 메우는' 실천을 통해, 'WTO 제도'의 한계를 극복하고, 나아가 이는 상소기구 정식 복원의 교두보가 될 것이다. 특히, 한국이 APEC 의장국으로 '규범 메이커' 혹은 '페이스메이커'의 역할을 자임한다면, 동아시아 공급망 안정과 통상 예측가능성 회복에서 실질적 성과를 만들 수 있다.트럼프 '관세폭탄'의 후폭풍은 미국 내 사법심사와 예산·정치 비용으로 되돌아오고, 다자무역체제는 '규칙의 귀환'이라는 역설적 계기를 맞고 있다. 한국이 APEC 트랙에서 MPIA–WTO 연계를 촉진하고, 비상권한 남용을 억제하는 원칙을 확산시킨다면 WTO 부활의 문턱을 낮추는 '새로운 레짐 메이커'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번 판결의 직접 효과가 '즉시 관세 철폐'는 아니며, 법원의 집행정지로 일정 시점까지 관세가 유지된다. 그럼에도 '세계무역지도'의 변화 가능성은 두 축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법적 불확실성 증대 → 협상·연합 재편 → 규범 지향 인센티브'의 경로를 주의 깊게 추적한다면, 관세의 정치화에서 실질적 탈피가 가능한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파인에도 실립니다. 글쓴이 김영근은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교수이며, 사회재난안전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중층적 경제협력 구도와 일본의 경제적 리스크 관리”, “세계무역구조의 변용과 지경학 : 글로벌화 vs. 지역주의” 외 다수의 논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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