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로 향했던 한국 젊은이들의 비극적인 현실을 조명하고, 그들이 도박에 빠지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탐구합니다. 불법 온라인 도박의 만연, 청소년 도박 문제의 심각성, 도파민 중독, 그리고 돈에 대한 절박함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를 보여줍니다. 단순한 처벌 강화가 아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도박 중독을 상징하는 이미지. 성덕환 기자 캄보디아 로 향했던 젊은이들 중 일부는 시신으로, 또 일부는 범죄 혐의자로 돌아왔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이들도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정보원은 캄보디아 에서 한국인 1000~2000명이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을 개별적으로 가해자와 피해자로 구분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에서 벗어난 시각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상당수의 한국 젊은이들이 캄보디아 행을 택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캄보디아 는 단순한 무대였을 뿐, 근본적인 원인은 한국 내부에 있다. 그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돈’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고액 연봉을 약속하는 온라인 구인 광고나 지인들의 권유에 따라 캄보디아 로 향했다. 그들이 왜, 그리고 얼마나 절실하게 돈을 필요로 했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거액을 급하게 필요로 했던 이들의 사정을 엿볼 수 있는 단서들은 캄보디아 에서 돌아온 이들의 판결문에서 발견된다.
최근 대구지법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A씨는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조직의 꾐에 빠져 친구 3명과 함께 캄보디아로 떠났다.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도박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서울동부지법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B씨 역시 도박 때문에 캄보디아로 향했다. 그는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캄보디아에서 주식 리딩방을 운영하는 사기 조직의 계좌를 관리했다. 캄보디아행을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불법 온라인 도박이 자리 잡고 있다. 20대 중반 불법 온라인 도박을 접하고 이른바 ‘일수’에 능통해진 C씨(35)는 “캄보디아 간 사람들은 거의 다 도박한다고 보면 된다. 도박꾼들의 특징은 10원 한 장도 주머니에 남겨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사채 빚을 지고, 돈을 벌어야 하고, 가장 쉬운 길이 불법적인 것”이라고 말했다.\중학교 때부터 도박을 끊지 못하고 있는 D씨(28)는 지난 3월 캄보디아행을 고민하다가 실행에 옮기려 했다. 그는 “당시 수천만 원을 잃고 ‘망했다’는 생각에 ‘지옥 카페(고액 해외 일자리 알선 불법 플랫폼)’를 찾아 글을 올렸다. 월 몇천만 원을 준다고 해서 상담했더니, 정말 달콤하게 얘기하더라. 일주일에 한 번 성 접대, 노래방은 기본, 호텔 같은 개인 숙소…. 믿었다. 절박하면 다 믿게 된다”고 했다. D씨는 캄보디아행 대신 불법 계좌를 임대하는 쪽을 택했고,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도박에 빠진 몇몇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불법 온라인 도박이 만연해졌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4.3%가 도박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2024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 단순 계산해도 17만 명에 달한다. 지난해 경찰청은 불법 온라인 도박에 대한 1년 간의 특별 단속을 통해 9971명을 검거했다. 이 중 19세 미만이 4715명으로 절반에 육박했다. 검거된 청소년 중에는 9살도 있었다.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도박을 접하고 캄보디아행까지 고려했던 D씨처럼, 이들 중 일부는 또다시 범죄 집단의 문을 두드릴지 모른다. 중독 치료와 예방 교육에만 집중된 정책적 개입 속에서, 학교 현장은 도박판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도파민이 터져서” “돈이 필요해서” 고등학교 2학년인 E씨(17)는 도박을 끊기 위해 한 달 넘게 정신병원 폐쇄 병동에 입원 중이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도박을 접했다. 불법 OTT 사이트에서 친구와 영화를 보던 중 도박 광고 배너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호기심이었다. 곧 재미를 느껴 늪에 빠졌다. 그는 “도파민 분비가 엄청나다. 도박하기 전에는 축구나 ‘롤(League of Legends)’을 좋아했는데, 도박을 시작한 이후 도박이 제일 재밌는 놀이가 됐다”고 말했다. 1만 원이 순식간에 8만~9만 원으로 불어나는 것을 보면서 판돈을 키웠다. 100만~200만 원을 따기도 했지만, 하루에 200만 원을 잃기도 했다. 따면 다시 베팅했고, 잃으면 주변에서 돈을 빌렸다. 결국 빚만 늘었다.\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F씨(18)는 지난해 학교를 자퇴했다. 그는 현재 도박을 끊었다고 말한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도박을 시작했다. 친구가 순식간에 50만 원을 버는 것을 보고, 바로 친구에게 돈을 보내 친구 계정으로 도박을 했다. 5만 원을 걸었는데 25만 원이 됐다. 그는 “그때 도파민이 폭발했던 것 같고, 계속하게 됐다. 돈을 거는 게 게임보다 훨씬 재밌었다”고 말했다. 한 번에 600만 원을 따기도 했지만, 곧바로 500만 원을 잃었다. 도박에 빠져 빚더미에 앉은 F씨는 불법 토토 사이트 운영에 가담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현재 수사를 받으며, 빚을 갚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학교를 다니며 도박을 하던 G씨(19)는 “돈이 너무 없었다. 용돈도 부족했고, 사고 싶은 것도 많았다.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도박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머니를 현금화하는 ‘바카라’에 빠져 빚만 3000만 원을 졌다. 도박 중독은 개인의 의지력 부족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심각한 사회 문제다. 특히 청소년 도박은 단순히 돈을 잃는 것을 넘어, 학업 중단, 가정 해체, 강력 범죄 연루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정부는 청소년 도박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예방과 치료를 위한 다각적인 정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 단순한 처벌 강화만으로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 청소년들이 도박에 빠지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학교, 가정, 사회가 함께 노력하여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도박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도박의 유혹으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건강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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