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 철도 이용한 당신에게 도착한 '좋은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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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_공공철도가 기후정의다①] 기후위기 시대, 철도가 왜 중요한가

오늘도 출근을 위해 열차를 기다린다. 나는 대학 시절부터 인천에서 서울로 근 20년째 철도를 이용해 왔다. 아침 7시 반, 한 량에 300~400명이 탑승한 지옥철부터 같은 칸에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없을 때도 있는 한산한 구로행 막차까지, 객실에서 있을 수 있는 모든 풍경이 기억에 있다.

그런데 교통은 상황이 극히 좋지 않다. 코로나19 전까지 저가항공은 사람들의 여행을 부추겼다. 고속도로는 발전 그 자체로 취급되며 세계의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세계 어디서든, 덩치 크고 무거운 SUV의 비중이 올라간다. 크고 무거운 차가 에너지를 많이 쓴다는 건 상식이다. 그런데 대안이라는 전기차 분야에서는 올해가 대형 전기 SUV 데뷔의 원년이라는 절망적 소식이 들려온다. 지금도 수많은 대도시의 교외에서는 자동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스프롤 지역이 난개발되며 이렇게 커진 자동차의 수요를 늘린다. 생각해 보면 묘한 관점이다. 19세기, 전근대 농민들은 마을을 벗어나는 일 자체가 힘든 일이었다. 이건 단순히 기술적 문제만은 아니었다. 사회를 안정시키려면 '소국과민', 즉 작은 규모의 공동체에서 자족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을 이상적으로 여기는 입장도 분명 존재했으니. 기술이 손쉬운 수단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아무튼 이 기술과 함께 섞여 살아가기로 택한 것은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중요한 전제가 있다. 열차에 승객이 충분히 탑승하지 않는다면 결국 철도 역시 배출량을 충분히 감축할 수 없다. 한국철도의 실적으로 계산해 보니, 량당 6명 정도 탑승한 상태에서 운행하면 철도 역시 내연기관 승용차나 항공기의 인km당 배출량과 동일한 수준이 기록되었다. 그보다 적은 사람이 타는 노선이라면 탄소 배출을 오히려 촉진한다고 보아야 한다. 게다가 1km를 건설하는 데 들어가는 탄소배출량은 철도가 도로보다 더 많기까지 했다. 역사를 지하에 넣어서 낮에도 조명이 필요하다거나, 너무 깊어져서 승강기를 가동해야 하면 전기를 더 많이 먹게 되기도 한다. 모두 철도의 탄소 배출량을 늘리는 조건이다. 나쁜 소식만 전할 수야 없다. 좋은 소식 역시 두 가지 있다. 한국철도의 평균 승객은 량당 6명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열차 종류별로 다르지만, 30~50명/량 정도. 이렇게 되면 1인당 탄소 배출량은 1/5에서 1/10 사이다.

철도사에서 출발해 보자. '마이카 시대'가 한국의 미래로 설정된 이래, 철도는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되었다. 고속도로로 교통의 축이 바뀐 1970년대 이래, 지금껏 근 50년 내내 적자를 본 한국철도. 자체 수익으로 영업비용도 낼 수 없었다는 뜻이고, 미래를 위한 투자는 더더욱 엄두도 낼 수 없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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