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우림이 3년 만에 정규 12집 [LIFE!]로 돌아왔다. 데뷔 28년 차를 맞은 이들의 음악은 시대별로 변화해왔다. 90년대 말 IMF 시절의 '미안해 널 미워해'에서 2000년대 초 희망찬 '하하하쑭', 2010년대 초 과거를 추억하는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거쳐, 이번 앨범에서는 '살아 있는 일 자체가 의미'임을 노래한다. 특히 타...
밴드 자우림이 정규 12집 로 돌아왔다. 약 3년 만에 발표된 이번 앨범에는 총 10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은 'LIFE!', 'MY GIRL', 'STARS' 이렇게 3곡이다. 발매 전부터 SNS를 통해 트랙리스트를 공개하고 음악감상회를 여러 차례 진행하며 팬들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자우림은 국내 인디 1세대 혼성 록밴드로, 데뷔 28년 차를 맞았다.
거의 30년에 가까운 세월, 강산이 3번은 바뀌었을 시간이다. 그들이 데뷔했을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필자는 어느새 40대 중년이 되었다. 한 밴드의 변천사가 곧 한 세대의 성장사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자우림의 음악을 시대별로 따라가다 보면,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장면들까지도 겹쳐 보인다. 1998년 발표된 '미안해 널 미워해'에서는 사랑과 상처, 기대와 체념 사이를 오가던 젊은 날의 초상이 보인다. 누구도 쉽게 꿈꿀 수 없었던, 아니 꿈꾸는 것조차 사치였던 IMF 시절의 불안함이 녹아 있다. 사랑을 노래하면서도 동시에 멈춰버린 청춘의 단상을 거칠게 부르짖는다. 시대가 남긴 상처 속에서도 사랑하고 싶었던 세대의 고백이었다. 2004년의 '하하하쏭'은 정반대의 결을 보인다. 유쾌한 리듬과 멜로디, 희망을 노래하는 긍정의 가사."다시는 울지 않겠다"는 다짐은 아픔을 떨쳐내고 새롭게 태어난 존재를 향한 응원가처럼 들린다. 구제금융의 암흑을 벗어나 2002년 월드컵까지 성공적으로 치러낸 우리 모두를 향해, 자우림은 하하하 웃으며 노래했다. 울음을 넘어 웃음으로 버텨낸 그때의 우리를 격려하는 곡이었다. 그리고 2013년의 '스물다섯, 스물하나'에는 그 웃음 뒤에 남은 시간에 대한 시선이 담겨 있다. 지난 청춘을 돌아보게 하는 곡으로, 유난히 서정적인 가사와 멜로디가 돋보인다. 동전의 양면처럼 아픔과 회복이 공존했기에 더 아름다웠던 시절, 빛나던 청춘을 향한 사무치는 그리움. 하지만 동시에, 절대로 돌아갈 수 없는 자들을 향한 애도의 노래이기도 했다. 자우림의 노래는 아픈 청춘의 가사에서, 웃으며 버티던 세대의 가사를 지나, 과거를 추억하는 가사로 이어져 왔다. 그리고 2025년의 지금, 이미 완연한 중년이 된 자우림은 를 통해"살아 있는 일 자체가 의미"임을 노래한다. 이번 노래 'Life!'는 삶에 대한 맹목적 긍정을 지양한다. 가사는 무척 직설적이고, 그간의 자우림과는 다른 보법을 보여준다. 어설픈 희망에 기대지 않고, 불편한 내면을 노골적으로 뒤집어 보이며 외친다. 다음은 해당 노래의 가사 일부다.많은 걸 바라진 않아, 진심으로 웃고 싶어' 그동안 자우림이 적절한 은유 속에 담담히 녹여내던 표현들과는 사뭇 다르다. 이번엔 고통과 무게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후렴구에서 김윤아의 목소리는 울부짖음에 가깝게 다가온다. 이전까지의 자우림 앨범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변화이자, 차별점이다. 가사를 곱씹다 보면 2024년 12월, 계엄 내란 사태로 촉발된 광장의 함성이 겹쳐 들려온다. 그 어느 때보다 춥고 떨렸던 겨울 광장에서 쏟아졌던 응원봉의 불빛을 우리는 아직 기억한다. 벌써 1년이 다 되어가지만 대한민국의 정치적 불안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그래서일까, 이 노래는 길을 잃은 지금의 청춘들을 대변하는 듯 들린다. 이제 자우림은 희망 대신 '연대'를 이야기한다. 과거의 어둠을 뚫고 지금도 함께 살아가는, 오직 자우림만이 부를 수 있는 노래다. 아직은 하하하 웃을 수 없는 지금."진심으로 웃고 싶다"라고,"그냥 날 좀 내버려 두라"라고 강렬한 사운드에 실어 외치는 절규다. 오랜만에 우리 곁으로 돌아온 자우림. 함께 나이 들어가며 공명할 수 있는 가수가 있다는 것, 이 생의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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