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 음식을 만나는 순간] 브리딩과 스윙보틀
마지막 잔이 제일 좋았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마시는 동안 와인 맛이 변한다는 얘기다. 게다가 더 맛있어지는 방향으로 말이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은 대체로 조리해서 바로 먹을 때가 맛있다. 소고기도 갓 불판에 구워냈을 때가 제일이고, 칼국수도 불어 터지기 전에 빨리 먹는 게 이득이다.
어쨌든 풀바디 레드 와인을 개봉하자마자 벌컥벌컥 마셔댄다면 그 와인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순간은 전혀 경험하지 못하는 셈이다. 와인은 소주와 맥주에 비해서 가격이 높은 술이니 참으로 돈 아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나와 아내는 타닌이 강한 레드 와인을 마시면 종종 가벼운 두통이나 숙취를 겪는데, 그렇다 보니 둘이 한 병을 비우는 게 다소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와인을 절반 정도 병에 남겨 하루 이틀 뒤에 마시면 유입된 대량의 산소가 와인과 긴 시간 반응해 맛과 향에서 앞서 언급한 과유불급의 사태가 벌어진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스윙보틀에 옮겨 담을 때 꽉 채우지 않고 몇 밀리미터 정도의 공간을 남겨두었다. 소량의 공기를 유입시켜 느린 속도로 브리딩이 진행될 수 있도록 조절한 것이다. 만약 꽉 채운다면 브리딩 진행 속도를 더욱 늦출 수 있을 것이다.첫날인 8월 28일에는 병에 남아 있는 250mL 분량의 와인을 아내와 마시며 의견을 나누었다. 일단 아내에게 블라인드로 어느 쪽이 미국이고 어느 쪽이 프랑스인지를 맞춰보라고 했는데, 향기만 맡고서는 바로 가려낸다.
평안감사도 자기가 싫으면 그만 아닌가. 간만에 안주도 힘을 줘 한우를 구웠다. 역시 레드 와인과 소고기구이의 궁합은 명불허전이어서, 한 달이나 흡혈하지 못한 드라큘라에게 피가 주입되는 듯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하지만 몇 배 비싼 프랑스 와인과 비교당해서 그런 것이지 미국 와인도 그 자체로 꽤 만족스럽다. 아내는 오늘도 여전히 미국 와인을 더 선호한다. 샤토 브란 캉트냑이 좋은 와인인 것은 충분히 알겠지만 역시 신맛이 부담스럽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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