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우의 지방의회에 대한 소소한 생각] 4화_나의 실수담1
휴대전화기 너머 의회 관계자 S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역력했다. 2019년 12월 말 OO구의회가 임시청사에서 신청사로 이사하던 때였다. 의회 신청사의 전문위원실 좌석 배치가 잘못됐다며 두 번이나 전화를 건 S의 요청을 나는 정중히 거절했다.
당시 전문위원실에는 5급 행정직 전문위원과 임기제 전문위원이 모두 공석이었으므로 구성원은 6급 별정직 전문위원인 나와 6급 임기제 입법지원관, 7급 행정직 주임 2명이 전부였다. 신청사 입주 시점이 2019년 12월 말이고 2020년 1월 초중순이면 공무원 정기 인사발령에 의해 구청에서 구의회 사무국으로 5급 행정직 전문위원이 올 예정이었으며, 5급 임기제 전문위원은 채용 절차가 진행 중이었다. 인사권이 의장에게 주어진 최근에는 덜하겠지만 의회사무기구는 수십 년 동안 본청 산하에 있는 사업소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인사권자인 시장·군수·구청장의 눈에 자주 띄어야 승진 가능성이 큰데 의회사무국으로 발령받는다는 것은 조직에서 승진과 멀어졌다는 뜻이었다. 기관장의 눈 밖에 나서 승진을 포기했거나 아니면 육아, 자기계발, 퇴직 준비 등으로 개인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하고 싶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오랜 세월 동안 행정직 공무원에게 기초의회 사무기구는 잠시 쉬었다 가는 조직에 불과했고 '본격적인 일'은 나중에 집행기관으로 복귀해서 하는 것이 상식이었다.지난 7년 동안 기초의회에서 행정직 전문위원 11명과 근무했다.
가장 높은 직급인 과장이 출입문에서 먼 사무실 가장 안쪽에 자리를 잡고 창문을 가까이에서 등진 채 팀장 책상을 두면 팀원들은 팀장 책상을 기준으로 서로 마주 보게 책상을 배치하는 식이다. 전국 어디든 구청·시청·군청의 어떤 부서에 가든 그곳에서 가장 높은 사람이 누구인지 책상 배치만 보고도 금방 맞힐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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