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어떻게 이데올로기가 되었나 [독서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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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어떻게 이데올로기가 되었나 [독서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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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부정의 문화’가 바로 악의 원인이라는 것을 알면 해결책이 있을까. 📝장정일 (소설가)

겉모습 아래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보편적으로 존재한다.” 첫 번째 학파의 대표 인물은 정신분석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다. 익히 알다시피 프로이트는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로 성을 꼽았다. 예컨대 프로이트의 창안으로 유명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거세 콤플렉스’에서는 남아의 성이 문제가 된다. 그는 유아에게도 성욕이 있고, 부모와 남아가 삼각 연인 관계를 이룬다는 설정으로 당대의 많은 중산층·교양인들에게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베커는 남아의 성 욕동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부차적이고 파생적인 것이며 핵심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말한다. 유아의 근심은 오로지 ‘어떻게 하면 소멸하지 않을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자기 확장을 할 것인가’에 모아져 있다. 그런 유아에게 찰싹 들러붙어 유아의 근심을 덜어주고 유아의 욕망을 만족시켜주는 사람은 어머니다.

요점은 사랑의 대상이 신적인 완벽체라면 자신의 운명을 그것에 합침으로서 자신의 자아를 고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이를 통한 통합은 광범위하게 일어난다. 우리는 ‘아미’도 되고, ‘건희사랑’이나 ‘실용오디오’ 회원도 되고, 두산이나 한화 야구단의 팬도 되고, 페이스북 친구가 되어 서로 ‘좋아요’를 눌러준다. 농담 삼아 꺼내본 이런 전이는 무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집단적 전이가 언제나 무해한 것은 아니다. 〈악에서 벗어나기〉에서 베커는 인간에게 ‘악’은 다른 게 아니라고 말한다. 내 생명을 위협하고, 나의 활동을 멈추게 하려는 바로 그것이 악이다. 이 악과 맞서 싸우기 위해 인간은 종교·영웅·이념·상징·예술 등의 문화를 만들었다. 그런데 인간이 죽음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그것들이, 갈등을 만들고 심각하게는 전쟁을 일으킨다. 왜 그럴까. “각 개인은 자신이 충실하게 따르는 자기 영속의 이데올로기 속에서 스스로의 불멸성을 배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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