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런데, 대체 뭘 했기에 그 많은 재산을... '결국 죽기 2개월 전에 남작 작위를 반납했다'.
이완용은 극도로 신중했다. 처음에는 친미파였다가 나중에 친미·친러 성향을 보인 그는 1905년 11월 17일 을사늑약이 성사되기 직전에 친일파로 전격 변신했다. 이토 히로부미가 늑약 강제를 목적으로 입국한 11월 9일 이후에 상황을 주의 깊게 관찰하다가 늑약 체결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1894년은 한반도 세력구도의 일대 전환점이었다. 이 해 2월 15일 동학농민군이 조선왕조 지배질서에 대항해 일어났지만, 왕조에 타격을 줬을 뿐 전복시키지는 못했다. 실리를 챙긴 쪽은 일본이었다. 이때 파병의 명분으로 자국민 보호를 내걸었던 일본군은 얼마 안 있어 본색을 드러냈다. 7월 23일 경복궁을 장악하더니 7월 25일에는 청나라와 전쟁까지 일으켰다. 일본은 청일전쟁을 승전으로 장식하고 조선과 중국의 관계를 끊어놓았다. 일본군은 조선 정부 장악을 위한 경복궁 점령에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흥선대원군을 끌어들였다. 정권에서 소외돼 있던 대원군을 입궐시키는 모양새를 연출해 점령의 불법성을 은폐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런 일본의 의도에 부응해 대원군 설득에 나선 인물이 전 창원부사이자 기기국 회판인 조희연이다.2011년에 제22호에 실린 강효숙 원광대 교수의 논문 '동학농민군 탄압 인물과 그 행적'은" 이날 대원군이 입궐을 주저하자 일본대사관 스기무라 후카시 서기관은 몰래 사람을 조희연에게 보내어 칙사를 대원군에게 보내어 속히 입궐하도록 하였다"라고 설명한다. 조희연이 일본의 부탁을 받고 대원군을 움직였던 것이다.
조희연은 또 다른 방식으로도 일본군을 응원했다. 전투 현장의 일본군을 직접 찾아가 위문하는 활동에도 참여했다. 청일전쟁은 일본이 조선에서 청나라를 몰아내고 조선을 장악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런 순간에 조희연이 맹활약을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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