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한달 세계에 어떤 영향 끼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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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7일(현지시각) 한가로운 토요일 아침,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의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교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지난 2일 가자지구 국경 지역에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쏟아지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달 7일 한가로운 토요일 아침,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의 경계선에 설치한 길이 65㎞, 높이 6m에 이르는 철벽 같은 스마트 장벽을 돌파했다. 하마스 대원들은 이스라엘에서 1400명 이상을 살해하고 200명 넘는 인질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오전 “적들이 본 적 없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전쟁에 돌입했다.

■ 흔들리는 중동의 두 맹주 중동 정세는 격랑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슬람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전쟁의 방아쇠를 당긴 ‘원인 제공자’로 지목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 사우디가 미국과 안보·방위 협정을 맺는 대가로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려 했던 움직임과 일치한다”며 “하마스의 공격은 새 안보 연대 구축 노력을 겨냥한 것”이라고 짚었다. 사우디는 최근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수교하고 미국은 사우디와 안보 협정을 맺는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란도 난감한 상황이다. 하마스와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을 지원해온 이란은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공격을 “이 지역의 역사적 전환점이었다”고 높게 평가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지난해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에게 끌려간 뒤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과 경제난이 겹쳐 1년 넘게 거센 반정부 시위가 이어질 정도로 국내적 상황이 좋지 않아, 하마스 지원에 막대한 돈을 쓰는 데 부담이 크다. 반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에 눈을 감으면 입지가 크게 흔들리게 된다. 미국 외교·안보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이란의 최고지도자들은 팔레스타인 대의에 대한 전폭적 지지와 연대를 드러내면서도 전쟁에 직접 개입은 빠르게 부인했다”며 “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자국 이익과 안보에 해를 끼칠 만한 충돌은 피하겠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미국과 경쟁하는 중국은 이번 전쟁이 중동에서 입지를 넓힐 ‘기회’처럼 보였으나, 아직은 영향력이 부족함을 절감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사태 초기 “모든 국가에는 자위권이 있다”며 이스라엘 쪽에 서는 듯했다가 다른 자리에서는 “ 자위권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말해 이스라엘과 이슬람 국가 양쪽 모두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독일 싱크탱크 유럽외교협의회는 지난 3일 “중국은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서방의 무조건적인 지원과 차별화해 호감을 얻을 기회를 포착했지만, 오히려 중동 지역에서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 부족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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