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바라다 마침내 발 디딘, 내 마음 속 그림처럼 남은 섬 곳곳
그러다 며칠 전 마침내 발을 디딘 울릉도. 그곳은 시선이 머무는 어느 곳이든, 발길이 닫는 어느 길이든 모두 절경이요 비경이다. 저절로 찬탄이 나올 수밖에 없는 몽환적인 자태들이다.내 몸을 에워싸는 울릉도의 날씨도 발을 딛고 있는 땅도, 눈 앞에 펼쳐지는 다양한 풍치 모두 내가 이제껏 겪어왔던 것과는 너무나 이질적이다. 섬 자체가 차라리 하나의 바위 같다.
바위 위에 흙이 쌓이고 다시 그 위에 살포시 집들이 얹혀져 있는 형국이다. 전국에서 눈이 가장 많이 내리는 곳 답게 겨울엔 엄청난 눈이 쌓인단다. 그 바람에 먹을 게 없어 뱀이 살 수 없는 섬이고, 마찬가지 이유로 웬만한 들쥐도 살지 못한다고.길가에 줄을 이어 심어져 있는 울릉도의 상징수 후박나무와 이름은 젊잖지 못하지만 매혹적인 빨간 열매들을 전시하고 있는 말오줌나무도 인상적이다.물이 맛있을 수 있구나 울릉도의 여행길, 어느 곳을 가든 가파른 오르막에 구불구불한 위태로운 길이다.고운 빛깔로 파도치는 바다의 깨끗한 지평선, 저절로 감탄이 나오는 다양한 모습의 기암절벽과 그 아슬아슬한 틈새에서 절묘하게 천 년이 넘게 자라난 소나무와 향나무들, 그리고 유려한 날갯짓으로 그 위를 자유로이 비행하는 바닷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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