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에 우연 겹쳐 만난 그 남자, 그렇게 30년을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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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에 우연 겹쳐 만난 그 남자, 그렇게 30년을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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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했던가. 얼마나 많은 옷깃을 스치고 우연이 얼마나 겹쳐야 인연이 되고 그 인연이 또 얼마나 다듬어져야 부부가 되는 것일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만나서 인연을 맺고 한 곳을 바라보며 걷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대단한 일이다. 새털같이 많은 날 그 어느 날 중 한 날에 인연이 겹치고 겹...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만나서 인연을 맺고 한 곳을 바라보며 걷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대단한 일이다. 새털같이 많은 날 그 어느 날 중 한 날에 인연이 겹치고 겹쳐, 그 한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 어느 날의 인연이 운명이 되어 지금의 남편은 '내편'이 되었고, 나 또한 남편에게 믿음직한 편이 되어 주었으며 남편을 내편이라 불렀다. 둘이 한편을 먹고, 하루하루 같이 늙어간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나와 남편, 아니 '내편'은 지금껏 30년을 같이 했다. 짧다면 짧을 수도 있는 시간이겠지만 한 아이가 자라서 성인이 되어 자기 몫을 하게 되는 기나긴 시간이다. 마침 결혼기념일도 얼마 안 남았다. 우리의 지나온 30년을 기념하기 위해, 또 여러모로 의미 있는 5월에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가, 연휴가 낀 지난 5월 3일을 날로 잡고 평소에 둘이 좋아하는 산행을 하기로 계획하였다.해마다 봄이 오면 나에게 예쁜 꽃을 보여주겠다고 남편은 여기저기 검색을 한다. 올해는 지리산 바래봉 철쭉을 보여주고 싶다며 비가 오는 상황에도 장거리 산행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다행히 길이 좋아서 걷기에 나쁘지는 않았다.그렇게 한참을 비를 맞으며 산행을 하는데 새벽에 잠도 못 자고 와서 축 쳐지는 나. 내편은 뒤에서 내 등을 밀어주며 따라왔다.그는 얼마 못 가서 되돌아 온 뒤, 손을 내밀며 내게 잡으라고 한다. 내가 괜찮다고 해도"손잡아"라고 하면서 기어이 내 손을 잡아주고서야 발길을 옮겼다. 잡은 손등으로 차가운 빗물이 흘러내려도 손 안에는 따뜻한 열기가 전해졌다. 부부란 이런 것인가, 서로가 힘이 들 때 나보다 먼저 상대를 챙기는 사람인 건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면서 이런 사람이 내 옆에 있다는 것에 감사해졌다.당시에 나는 부모님의 성화에 결혼을 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정해준 사람하고는 하고 싶지 않았다. 그즈음에 지인을 통해서 그 사람을 알게 되었고, 별다른 감흥이 없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그 선한 눈빛이 내 마음으로 들어왔다. 내가 처한 상황을 듣고 그는 자기를 인사시켜 주면 안 되겠냐고 지인에게 말했단다. 그 얘길 전해 들은 나는,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사이가 아니라서 잠깐의 망설임이 있었지만 시간을 벌어볼 심산으로 내 친오빠에게 먼저 소개하여 주었다. 오빠는 그와 만나 나의 어떤 점이 좋으냐고 질문을 하였고, 그는 '모든 게 무조건 다 좋다'라고 대답하며 긴장하여 물만 들이켰고, 묻는 말에만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고. 내내 과묵했던 그 사람이 진솔해 보였던 내 오빠는, 부모님께"사람이 진득하니 믿음이 가고 성실해 보인다"라고 좋게 말하여 주었다. 그래서 그런가, 나도 점차 그 사람이 운명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선한 눈빛이 좋았다. 시간을 두고 서로를 알아가며 산도 같이 다니고, 천천히 미래를 계획하고 싶었으나 상황상 뜻대로 되지 않았다. 어른들의 성화에, 모든 게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결혼을 하게 되었다.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는 20대. 그중에 그 한 사람을 만나 결혼하게 된 것이 과연 나만의 힘이었을까 생각해 본다. 돌아보면 그의 눈빛에서 나오는 그 어떤 마음의 말들이 나를 이끌었다고나 할까.어디선가 들은 말이 있다. '나의 인연은 행동반경 1000 m 안에 있다'는 말. 내 경우엔 실제 그랬다. 그 안에 나의 인연이 있었다니 실로 놀라운 일이었다. 결혼을 하고 나서 후에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결혼 전에 내가 직장 다니면서 봉사 다니던 곳이 있었는데, 남편도 그곳에 봉사를 다니고 있었다고 했다. 그곳에서도 어쩌면 한 번은 또 마주치지 않았을까 싶다. 우연에 우연, 그렇게 우연이 많이 겹치다 보면 인연일 텐데, 그저 서로 알아보지 못했을 뿐인지도 모르겠다. 결혼 후 둘이 같이 그곳에 봉사를 갔다. 우리는 우리의 옷깃이 여기서도 스치지 않았을까 하면서 웃었다.아이들이 사춘기였을 때, 또는 아플 때 등등. 힘들고 고된 날들이 많았음에도 우리의 정은 더욱 꼭 매어져 당겨졌고, 누구도 풀 수 없을 것 같은 매듭이 생겨났던 것 같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측은하게 여기며 손을 잡아주었다.시간이 흐르면서 서로의 머리에 한가닥씩 흰머리가 생기고 주름이 늘어나기 시작하고, 어느덧 애매한 나이 50대가 되었다. 요즘엔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끙'하는 추임새마저 닮아있다. 우리는 너무나 다른데, 어떤 면에선 매우 비슷하기도 하다. 내가 보지 못한 것을 내편이 보고 내편이 보지 못한 것을 내가 본다. 그렇게 서로 본 것을 공유하며 열심히 오늘을 살아내고 있다. 부족함을 채우고 무거움을 비우면서 알 수 없는 내일이 불안하지 않은 오늘이 되도록 서로가 서로를 다독이면서 성실히 하루하루를 살았다. 지난 30년 간 많은 일들이 있었고 고된 순간이 많았지만, 늘 서로 다독이며 같이 이겨냈다.좋은 사람을 만나고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서로를 신뢰하고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축복 인가 싶다. 희로애락을 같이 하며 수많은 낮과 밤을 보내고 우리의 일상이 무탈하게 지나도록 노력하는 우리가 기쁘다. 앞으로의 시간이 쉽지 만은 않겠지만, 또 그렇게 합심하여 나가기를 바란다. 세상은 어지럽고 다사다난하게 급변하고 있는 팍팍한 현실. 이 와중에 평범하게 산다는 것은 어쩌면 가장 힘이 드는 일일수도 있다. 하지만 산이 아무리 높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계속 올라가다 보면 정상에 도착하지 않는가. 부부도 마찬가지라고 나는 믿는다. 힘들지 않은 삶이 어디 있던가. 손을 잡아주고 등을 밀어주며 그렇게 같이 가다 보면 내편이 그렇게 보여주고 싶어 하던 활짝 핀 꽃 같은 날들을 보지 않을까 싶다. 부부라는 묵직한 이름을 소중히 들고 '인생을 잘 살았노라'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보내고 싶다.'함께 할 때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음을 알기에, 우리 두 어깨가 무거워 등이 굽어져도 지치지 맙시다.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 아이들과 같이 잘 살아봅시다'라고 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스토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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