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세상이 어지러워도 까맣게 잠든 밤. 아침에 일어나니 그 나물에 그 밥의 인물들이 또 대거 등장하는 가운데 큰 자막을 쾅쾅 때리며 초...
아무리 세상이 어지러워도 까맣게 잠든 밤. 아침에 일어나니 그 나물에 그 밥의 인물들이 또 대거 등장하는 가운데 큰 자막을 쾅쾅 때리며 초유의 뉴스들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김문수 후보 자격 불법 박탈, 야밤의 정치 쿠데타” “한덕수, 국민의힘 입당, 대선 후보로 등록” “부당한 후보 교체, 법적 정치적 조치 즉시 착수” “반민주적 일 벌어져, 어젯밤 당 괴물로 변해” “권성동·권영세, 보수 정당사 최대의 바보들”.
간밤의 난장판은 굵은 고딕체의 핏빛 저 글씨로 정리된다. 결국 “막장극 넘어 공포 영화” 같은 소동도 일종의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렇다고 이런 무작한 사태만 있는 건 아니었다. 용암 아래 찬 지하수가 흐르듯 뉴스들이 자막으로 화면 하단에 흘렀다. 그중의 하나인 “왜구 약탈 고려 불상 오늘 반환”은 이런 사연이다. 금동관음보살좌상은 1330년 제작된 불상이다. 충남 서산의 부석사에 봉안되었다가 1378년쯤 왜구에 약탈당했다. 이후 대마도 관음사에 보관됐고, 2012년 누군가 훔쳐 국내로 들여와 처분하려다 경찰에 적발됐다. 부석사는 소유권을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결국 패소했다. 1심은 부석사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2심에 이어 대법원은 불상이 있던 관음사가 20년의 취득시효를 완성했다며 원고 패소를 확정했다고 한다. 그에 따라 불상이 본처를 떠나 대마도로 무거운 발걸음을 뗀다는 소식. 나는 법에 관한 한 문외한이다. 그렇지만 이게 최선일까 하는 의문은 든다. 세상이 법만으로 좌우되는 건 아니다. 법이 문명의 무게를 다 잴 수도 없다. 647년 전 약탈해온 ‘장물 부처님’을 숭상하기에는 마음이 저어할 만큼 이제 일본도 넉넉히 개화하지 않았는가. 고심 끝에 우리 법원이 이런 결정을 내렸으니 이제 일본 사찰이 이에 상응하는 결단을 내릴 차례가 아닌가. 모든 건 제자리로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저런 생각에 젖는데 상쾌한 뉴스도 있다. “우상혁, 높이뛰기 ‘왓 그래비티 챌린지’ 우승”. 그리고 이 모든 사태를 공중에서 주관하는 날씨 소식이 어김없이 이어진다. “내일 강원 남부·경북 소나기, 그 밖은 다시 맑고 따뜻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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