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조선 협력에 만족못한 美 … '쌀·소고기 개방하라'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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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관세협상 끝낸 국가들농산물 개방과 수입확대 약속2주 앞으로 다가온 관세 시한韓, 막바지 협상품목 조율나서조선·원전 제조업 협력카드는美, 550조원 펀드 요구해 부담온라인 플랫폼법 철회 등 거론

美, 550조원 펀드 요구해 부담미국이 설정한 관세 협상 시한이 2주 앞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대미 협상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국 측은 소고기 월령 제한 완화와 쌀 수입 쿼터 확대 등 민감한 사안을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와 제조업 대미투자 펀드 참여까지 언급되면서 수십조 원대 국부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통상당국은 8월 1일로 정해진 관세 협상 마감 시한을 앞두고 관계부처와 주요 대미 협상 카드를 선별하고 '협상 레드라인'을 가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미국에 우리가 무엇을 내주고, 무엇을 받아올지에 대한 범부처 차원의 막바지 조율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서 한국의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면서 시장 개방 압력이 커진 상태다. 특히 영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미국과 무역 합의에 도달한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거나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수입 확대를 약속했다.반면 쌀과 소고기는 개방 실익이 낮거나 정치적 부담이 커 협상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쌀은 세계무역기구 협정에 따라 연간 40만8700t의 의무 수입 외에는 513%의 고율 관세가 적용되도록 이미 합의돼 있어 양자 간 협상만으로는 조정이 어려운 구조다. 소고기의 경우 지난해 한국의 미국산 수입량이 21만5161t으로 세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만약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이 허용되면 2008년 광우병 사태의 악몽이 다시 떠오르면서 소비 위축은 물론 미국산 소고기가 시장에서 사실상 외면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사과는 33년째 검역 절차가 중단된 채 8단계 중 2단계에 머물러 있어 정치적 결단 여부에 따라 개방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과뿐 아니라 블루베리, 체리 등 다른 과일 품목에 대한 검역 절차도 함께 속도를 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사과는 국내 과일 생산량 1위 품목으로, 시장 개방 시 농가의 반발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정부의 고민이 깊다.조선과 원전 등 우리 정부가 내세웠던 '한미 제조업 협력' 카드도 생각보다 큰 비용을 치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이 일본의 400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대미투자 펀드를 거론하며 한국에도 이에 버금가는 투자를 압박했기 때문이다. 4000억달러는 우리 정부 1년 예산의 절반을 훌쩍 넘는 규모인 데다 트럼프 행정부발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너무 큰 상황이어서 한국이 선뜻 받기는 어려운 카드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역시 뜨거운 감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을 콕 집어 프로젝트 참여 국가로 거론했다. 해당 사업은 알래스카 북부 가스전에서 채굴한 액화천연가스를 1300㎞가 넘는 수송관으로 운송해 수출하는 프로젝트로, 사업비만 440억달러에 달한다. 우리 정부는 경제성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고 있고, 아직 미국 측으로부터 프로젝트 사업성에 대한 내용을 공식 확인받지 못한 만큼 참여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대미 수입 확대를 통한 무역 흑자 폭 축소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된 협상 카드다. 원유와 LNG 대미 수입 확대는 우리 정부에도 중동으로 편중된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올해 898만t 규모의 카타르·오만산 LNG 장기 도입 계약이 만료되는데, 이 중 일부를 미국산 LNG 공급으로 대체하는 방안이 고려된다. 다만 이 경우에도 계약 기간과 에너지 도입 가격 변동성을 고려해야 중장기 계약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 밖에 온라인 플랫폼법 도입 철회와 정밀지도 반출 금지 해제 등 디지털 부문과 관련한 비관세 장벽 완화도 한국이 꺼내 들 수 있는 협상 카드로 거론된다. 특히 지난달 미국 의회 차원에서 한국의 디지털 장벽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뤄진 만큼 해당 이슈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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