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h:730’을 쳐보세요.) 미국과 관세협상 논의 중인 통상당국이 미국산 소고기 수입의 월령 제한 완화를 협상 카드로 쓸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은 사실상 세계에서 유일하게 ‘30개월 이상
15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미국산 소고기가 진열돼 있다. 미국은 한-미 관세협상 농산물 분야에서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제한 해제, 미국산 쌀 구입 할당 확대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농업인단체의 반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연합뉴스미국과 관세협상 논의 중인 통상당국이 미국산 소고기 수입의 월령 제한 완화를 협상 카드로 쓸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은 사실상 세계에서 유일하게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한국이 이를 완화하면 상징성과 경제적 효과가 크다고 보고 한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조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족시킬 수 있지만 국내 여론을 크게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통상당국 등의 설명을 들어보면, 미국 쪽은 한국과의 상호관세 관련 실무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미국산 소고기 수입의 월령 제한을 완화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은 미국산 소고기 월령 제한 규제를 풀었다고 자랑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니겠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 완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가시적인 협상 성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을 제외하고 러시아, 벨라루스가 미국산 소고기에 대해 월령 제한을 하지만, 이들은 미국과 무역이 제한된 나라들이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우리에게 소고기 수입 완화를 중점적으로 요청하고 있어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미국 쪽 요구를 들어주면 미국은 우리가 성의를 보였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정부가 소고기 수입 확대를 ‘협상 카드’로 거론하는 데는 국내 시장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구이용으로 주로 유통되는 ‘프리미엄 초이스’ 등급 미국산 소고기는 대부분 24개월 미만으로 수입 시장 개방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월령 30개월 이상 소고기는 패티 등 가공육 재료로 많이 사용되는데, 가격 경쟁력이 높은 오스트레일리아산 소고기 등이 주로 사용된다고 한다. 미국이 요구하는 다른 농산물 시장 개방에 견줘 국내 여파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산 소고기 수입과 관련한 문제는 정치적으로 예민한 주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2008년 광우병 논란으로 정권의 부담이 크지 않았느냐”고 우려했다. 한우 생산자단체인 전국한우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어 “농축산업의 고통과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며 “전국의 농축산인들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성명을 내어 “한-미 통상협상 과정에서 농업은 결코 교환 수단이 될 수 없다”며 “다른 산업의 이익을 위해 농업을 양보하는 방식은 이제 멈춰야 한다”고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감자 등 유전자변형작물 수입도 협상 카드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앞서 농촌진흥청은 지난 3월 미국 심플로트사의 유전자변형작물 감자에 대해 7년 만에 ‘적합’ 판정을 내렸고, 유전자변형작물 감자 수입 절차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체 안전성 검사만 남겨둔 상황이다. 안전성 검사 등에서 농식품부 손을 떠난 만큼 미국 쪽 요구를 수용할 여지가 있다고 보는 셈이다. 다만 쌀 시장 개방 확대와 과일 검역 완화는 수용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쌀 수입 물량을 확대할 경우, 국내에 쌀을 수출하는 중국·베트남 등의 할당 물량도 추가 협상에 나서야 하는 처지인데다, 과일 검역 완화 땐 자칫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볼 수 있어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검역을 완화해 자칫 외래 병해충이 유입되면 국내 농작물 피해를 가늠할 수 없다”며 “과학적인 절차에 따른 안전성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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