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보다 2015년 간통죄 폐지 후 불륜 현장을 급습하는 수사기관의 업무가 흥신소로 넘어가면서 불륜 조사의 전성기가 열렸음은 분명하다. 11월 13일 서울 동작구에서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하는 남성 한모(38)씨가 흥신소를 찾게 된 계기도 변호사의 소개 때문이었다. 불륜 사건에선 의뢰인의 선수금을 챙긴 뒤 배우자의 불륜 사실을 포착해 배우자한테도 입막음 비용을 요구하는 식이다.
탐정의 모든 것 관심 흥신소 매출의 90%는 불륜 조사가 차지한다. ‘불륜 산업’에는 비수기가 없다는 말처럼 우리나라 이혼의 주된 원인이 배우자 외도인 점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보다 2015년 간통죄 폐지 후 불륜 현장을 급습하는 수사기관의 업무가 흥신소로 넘어가면서 불륜 조사의 전성기가 열렸음은 분명하다. 흥신소가 ‘안전한 등록업체’라든가 ‘민간조사사 자격증 보유’ 등의 선전 문구를 내세우면서 양지를 지향한 것도 그 무렵부터다.
의뢰인은 어릴 때 보육원에서 성장해 16살 때 퇴소했다. 국가에서 받은 자립정착금은 500만원이 다였다. 학업은 포기하고 먼저 자립한 형의 자취방에 들어가 자동차 정비를 배웠다. 그렇게 처음에는 동네 카센터에서 시작해 외제차 업체로 점프했지만 퇴근 후엔 혼자 자취방에서 소주를 들이켜는 게 일상이었다. 그러다 위궤양에 걸려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갔을 때 만난 간호조무사와 눈이 맞아 결혼했다. 김씨는 의뢰인으로부터 혼인관계 증명서 등의 서류와 가족사진을 확인한 뒤 의뢰를 수락했다. 그에 따르면 흥신소를 협박 수단으로 삼는 의뢰인도 있기 때문에 검증은 철저하게 한다고 한다. 예컨대 원한 관계에 있는 타인의 가정을 파탄 내고자 조사 대상과는 부부라고 속이고 불륜 사실을 확인해 달라는 식이다.
흥신소 신용 보증은 로펌에서 한편 이번 조사는 일당 40만원에 주말을 제외한 10일간으로 진행됐다. 웬만한 변호사 선임 비용과 맞먹는 액수다. 이에 대해 김씨는 자신이 10년간 깨끗하게 조사하면서 로펌과도 연결될 만큼 신용이 쌓인 결과라고 말했다. 일종의 수수료가 더해졌다는 것이다. “‘양빵’을 치는 업체도 허다하다. 양쪽에 베팅한다는 도박 용어인데 이 바닥에선 의뢰인과 조사 대상 모두에게서 돈을 뜯어낸다는 뜻으로 통한다. 불륜 사건에선 의뢰인의 선수금을 챙긴 뒤 배우자의 불륜 사실을 포착해 배우자한테도 입막음 비용을 요구하는 식이다. 그러면 이득은 흥신소만 챙기고 사건은 증발해 버린다. 꽤 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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