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성의 비혼 출산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며, 양성희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는 해당 사건을 비판적인 관점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그는 이 사태가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사회적 변화의 시작을 의미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할리우드에서나 봄 직한 일이었다. 그 어떤 뉴스보다 뜨겁게 미디어와 SNS를 달궜다. 배우 정우성 얘기다. 열여섯 살 연하의 모델 문가비가 낳은 아이가 자신의 아들임을 인정했다. 사귀는 사이가 아니었고, 결혼은 하지 않지만 양육비 지급 등 아버지 역할은 다 하겠다고 밝혔다. 대표적 ‘개념’ 연예인인 그의 감추어진 사생활이 드러났다. 그에게 오래 사귀어 온 일반인 여자친구가 있다는 등 사생활에 대한 여러 얘기가 흘러나왔다.대중의 반응은 엇갈렸다. 달라진 세태를 반영한 그의 선택을 쿨하게 봐주자는 의견 못잖게 날 선 비판도 나왔다. 어떤 이들은 난민도 받아들이자던 그가 자기 자식은 품지 않는 건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돈이 전부가 아니고 아이에게는 온전한 가정을 만들어 주는 게 최선이라는 ‘정상 가족’ 프레임이다. 그러나 양쪽 부모 가정의 아이가 한 부모 가정의 아이보다 행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통상 원치 않는 아이가 생겼을 때 남자의 반응은 낙태를 종용하거나, 임신·출산의 모든 부담을 여자에게 맡기고 외면하거나, 결혼하거나 셋 중 하나다. 정우성은 여기에 ‘결혼하지 않되 아이를 책임지는’ 새로운 선택지를 추가했다. 물론 정우성이니까 가능한 선택지이기도 하다. 과거에도 재벌이나 정치인 등 권력자들이 혼외자를 낳는 일이 적잖았다. 그때는 축첩제도의 유산 속에서 은밀한 삶을 강요했다면, 이번 경우는 남녀가 자발적 선택과 판단을 거쳐 출산 사실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혼인 외 출생아 수는 1만 명을 넘었다. 혼외 출생률도 지난해 처음 4%를 넘었다. 세대 차이가 있지만, 결혼제도 밖 다양한 가정에서 출생하는 ‘비혼 출산’에 대한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서 올해 20~29세 젊은이의 43%는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답했다. 이런 답변은 10년 전보다 12.5%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양성희 칼럼니스트 정우성 비혼 출산 다양성 인정 저출생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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