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쓰촨성 청두인가 5] 기름진 땅, 맑은 물로 풍부한 문화예술 빚어낸 곳
마지막 주제는 쓰촨의 인문자산과 바이주 이야기다. 쓰촨성 청두는 쓰촨분지와 쓰촨평원 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높은 산이 사방을 두르고 4개의 큰 강은 쓰촨분지와 평원을 적신다. 이 때문에 연중 안개 끼는 날이 많다. 촉나라 개는 해를 보면 짓는다는 '촉견폐일'은 여기에서 유래했다. 안개 낀 날만 봐왔던 촉나라 개에게 모처럼 나오는 해는 낯설 수밖에 없다. 촉견폐일은 자신이 알고 있는 세상을 전부라고 믿는 아둔함을 일컫는다. 진영 안에서 자신들만 옳다고 고집하는 여의도 정치인들이 떠오른다.
중국이 자랑하는 국보 팬더는 쓰촨 사람 심성을 그대로 닮았다. 유순한 팬더 서식지가 쓰촨인 건 우연이 아니다. 팬더는 순한 성정 때문에 사랑받는다. 쓰촨 사람과 팬더는 절묘하게 닮았다. 두보는 '음중팔선가'라는 시에서 이백을 노래했다. 팔선은 당대를 주름잡던 술꾼 8명이다. 우리나라 중국음식점에서 선호하는 상호가 팔선이다. '이백은 술 한 말에 백 편 시를 짓고/ 술 취하면 장안 시장에서 잠을 자며/ 천자가 불러도 배 위에 오르지 않고/ 스스로 자신을 술 취한 신선이라 하네' 명예과 권력에 무심한 이백을 칭송한 시다. 두보초당은 우리에게는 미남 배우 정우성이 출연한 영화 '호우시절'로 친숙하다. 두보는 '춘야희우'에서 '반가운 비는 시절을 알고 내린다'고 했다. 호우시절은 때를 아는 지혜를 의미한다.두보는 사회현실도 외면하지 않았다. '석호리'라는 시는 정약용의 '애절양'을 떠올리게 한다. 두보는 석호촌이란 마을에 머물렀는데 관리들이 백성을 잡아가는 광경을 목격했다.
삼소는 중국 문학사에서 빛나는 별이다. 당나라와 송나라를 통틀어 가장 글을 잘 쓴 '당송팔대가'에 삼부자가 들었으니 대단하다. 그들이 살던 옛집은 삼소사라는 사당으로 바뀌었다. 사당 앞에는"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는 '시부시자'라는 현액이 걸려 있다. 청두 두보초당에서 시작한 인문여행은 미산 삼소사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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