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장기 복용으로 불면증을 겪던 노인이 낙상 사고를 겪고, 우울증까지 겪게 된 사례를 통해 수면제 부작용과 노년층의 불면증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
수면제 는 잠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내성, 의존성, 금단 증상 등 부작용 도 있다. 게티이미지뱅크정식씨는 회사에서 은퇴 뒤 동갑내기 부인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는 고혈압과 초기 당뇨병이 있지만 잘 조절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를 괴롭히는 문제가 하나 있는데 바로 ‘ 불면증 ’입니다. 젊은 시절 회사를 다녔을 때도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해야 하는 게 긴장되어 늘 잠을 잘 이루지 못했습니다.
은퇴 뒤에는 출근할 일이 없으니 마음 편히 잠을 잘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더욱 잠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정식씨는 밤에 소변을 보러 두세번 깨는데 한번 깨면 다시 잠이 드는 데 1시간은 걸리는 듯합니다. 잠을 충분히 못 잔 다음날은 하루 종일 피곤하고 기억력도 더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옆에서 부스럭거리기만 해도 깨기 때문에 아내와도 각방을 쓰고 있습니다. 정식씨는 인근 의원을 방문해서 수면제를 처방받았습니다. 수면제 복용 뒤에 잠이 잘 들고 아침에 개운해지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 뒤 자기 전에 매일 수면제를 복용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만 복용했지만 조금 늘려서 이제는 하루에 두알씩 복용하고 있습니다. 수면제를 먹으면 다음날 약속이 있거나 해외여행을 갈 때 잠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식씨는 자신이 점점 수면제가 없으면 잠을 이루기 힘들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정식씨는 저녁에 술을 조금 마시고 귀가하다 내리막길로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몸이 앞으로 쏠리면서 넘어졌습니다. 팔로 땅을 짚었지만 보도블록에 골반을 강하게 부딪쳐 그 자리에서 걸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도와달라고 소리쳤지만 주위에 사람이 없었습니다. 스마트폰을 꺼내서 119에 신고하려는데, 다행히 조금 뒤 행인 여러 명이 정식씨를 발견하고 도움을 주러 왔습니다. 정식씨는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로 가게 되었습니다.정식씨는 고관절 골절과 팔목 골절을 진단받고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경황이 없어서 그동안 계속 복용해온 수면제를 병원에 가지고 오지 못했습니다. 골절로 인해 움직이지도 못하는 갑갑한 상황에서 한숨도 못 자는 상황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잠을 못 자니 병실에 누가 온 듯 환각도 보이고 누군가가 기침하는 소리도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정식씨는 이런 경험이 처음이었습니다. 다음날부터 기분이 우울해지고 땅으로 가라앉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담당 선생님께 이야기해 다시 먹던 약을 복용했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잠이 잘 오지 않았고 통증이 계속되면서 우울하고 불편한 느낌이 생겼습니다. 정식씨는 퇴원 뒤에 인근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서 자신의 불면증에 대해서 상담받게 되었습니다. 그는 우울감과 불안이 높은 편이었고 각성 수준이 높고 교감신경계가 항진되어 잠에 잘 들지 못하고 자주 깨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교감신경계는 자율신경계의 일부로 스트레스나 위험 상황 시 피할 수 있도록 신체를 활성화합니다. 긴급 상황에서 심장 박동 증가, 혈압 상승, 호흡 가빠짐, 동공 확대 등을 유발하는 역할을 합니다. 정식씨는 젊을 때부터 항상 긴장이 높은 편이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이런 특징은 잘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증상에 대한 고려 없이 지금까지 수면제를 복용해 잠을 자는 것에만 집중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수면제는 잠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지만 약효를 보기 위해 복용량을 늘리게 되는 ‘내성’과 약 없이는 잠들기 어려워 계속 복용하게 되는 ‘의존성’, 약을 갑자기 끊으면 불안, 초조 증상이 발생하는 ‘금단 증상’이 있을 수 있고 노인에게 더 잘 생깁니다. 그런데 사실 이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낙상’입니다. 노인의 경우 수면제를 복용한 뒤 몸의 균형을 잡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근육 이완 작용으로 인해 하체의 근력이 약해져 넘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평지나 오르막길을 걸을 때보다는 내리막길에서 잘 넘어지게 됩니다. 계단을 내려올 때나 내리막길에서 앞으로 넘어지면서 고관절 골절, 뇌출혈 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유는 내려오는 것이 균형을 잡기가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골절이 발생하면 보행이 힘들게 되거나 만성 통증이 생겨서 삶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됩니다.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3분의 1에서 섬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섬망은 노인에게 흔히 발생하며 골절이나 수술 직후에 흔하며 수면제 금단 증상으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는 치매와는 다르며 밤에 의식 및 시간, 장소, 사람에 대한 인식의 변화, 주의력 저하, 인지 기능 저하 등을 특징으로 합니다. 정식씨는 고관절 골절과 수면제 금단으로 인해 섬망이 발생해 환각을 경험했습니다. 섬망을 경험한 뒤에는 우울감, 불안과 함께 우울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식사량이 줄어들고 불면이 더 심해져 수면제를 더 복용하게 되고 낙상이 다시 발생하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정식씨는 상담 이후 자신이 우울감과 불안, 교감신경계 항진 등으로 각성 수준이 높아 잠을 잘 이루지 못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누워만 있고 움직이지 않아도 다리가 약해져 또 넘어져 낙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향후 낙상을 방지하기 위해 평지에서 걷고 다리 근육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내리막길이나 계단을 내려올 때는 조심하고 옆으로 난간을 꼭 잡기로 했습니다. 또한 과각성을 유발하는 생활 습관을 고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유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매일 아침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고 일어나서는 30분 정도 창가에서 햇볕을 쬐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렇게 되면 밤에 일정한 시간에 잠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 밖에도 카페인 섭취 줄이기가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카페인 대사 능력이 떨어져 오전에 복용해도 잠이 안 오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잠들기 전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사용을 줄여 엘이디에서 나오는 푸른빛이 각성을 유발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주위 사람들과 다투거나 갈등을 되도록 만들지 않기 등도 도움이 됩니다. 정식씨는 담당 의사에게 진료받으면서 수면제를 점차 중단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잠을 잘 들지 않을지 미리 걱정하기보다는 아침에 항상 같은 시간에 일어나 활동을 시작하는 것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개인별로 자세한 것은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진료, 상담을 하면서 파악해야 합니다. 기사만 읽고 자기 자신을 진단하거나 의학적 판단을 하지 않도록 부탁드립니다. 기사에 나오는 사례는 특정인을 지칭하지 않으며 이해를 돕기 위해 여러 경우를 통합해서 만들었습니다. 모두 가명을 쓴 것임을 밝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