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수현군 아버지 박종대씨 기고] 세월호 10년...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
▲ 2014년 4월 16일 오전 안산 단원고 수학여행 학생과 여행객 등을 태우고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하고 있던 모습. ⓒ 해양경찰청 제공아들과 이별하던 그날의 아침은 매우 특별하게 시작됐다. 평소 삶의 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에 찌들다 보니 아들과 속 깊은 대화를 못 하고 살았는데, 수학여행을 간다기에 출근할 때 현관에서 아들을 살포시 안고 모처럼 등도 두드려 주었다. 그리고 '조심해서 잘 다녀오라'고 얘기했다. 그때까지 아들은 단 하루도 부모의 품을 벗어난 적이 없었기에 수학여행을 떠나는 길이 특히 더 애틋하고 신경이 쓰였던 것 같다.
이튿날 아침이 밝았다. 여느 때처럼 출근해 회의하고 있었는데, 10시 8분경 수현이 엄마로부터 전화가 왔다."자기야, 수현이가 타고 있는 배가 진도에서 침몰하고 있대." 곧장 집을 향해 죽음의 질주를 시작했고, 10시 13분 58초경 아들이 마지막 전화를 했지만 통화하지 못했다. 짧은 신호음이 울린 후 다시는 발신음이 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곳이 바로 지옥'돌이켜보면 지난 10년이란 세월은 지독하게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던 것 같다. 저승에 정말 지옥이 존재한다면 '이곳이 바로 지옥이구나!'라고 생각했고, 지금 '최악의 악몽을 꾸고 있다'고 착각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하지만 방금 사랑하는 자식들의 상여를 멨던 유가족들을 상대로 더러운 '돈'과 결부시켜 비난할 때는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꼈다. 특히 바로 내 눈앞에서"요즘 세월호 유가족들 너무한다.
10년 동안 매일 새벽 다섯 시 이전에 일어나 밤 11시까지 쉬지 않고 수많은 기록을 읽었다. 솔직히 이 끝없는 미친 짓을 중간에 그만두고 싶었을 때가 많았다. 하지만 이 일은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 동안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길래 위로는 박근혜씨부터 장관급 공무원과 여당 국회의원, 말단 해경에 이르기까지 진실을 감추고 진상규명을 방해했던 것일까? 그리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철석같이 약속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왜 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지 못하고 임기를 마쳤을까? 이 의문의 진실을 풀지 못하면 절대 두 눈을 모두 감고 죽지는 못할 것 같다. 최소 한쪽 눈만이라도 감고 죽으려면 마지막 남은 진실 한 조각까지 찾으려고 노력해야 했고, 그 길은 한마디로 참기 힘든 형극의 길이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을 때 이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내 삶에서 매일 하루가 소비될 때마다 초조함을 느낀다. 이승의 삶이 하루 줄어들 때마다 아들과 새로운 만남은 하루 가까워지는 것이니 흐르는 세월이 억울하거나 아깝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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