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 김개남 장군의 생가 터를 찾아
새로운 세상을 열어젖히겠다는 열망으로 이름까지 바꾼 인물이 있다. 기범이란 본명을 버리고 '남녘을 열겠다'는 열망을 이름에 담아낸다. 정읍 산외면 동곡리 지금실에서 김개남이란 인물을 되새기는 건 그래서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둑 아래, 앙증맞을 정도로 작은 마을이다. 얼핏 심산유곡 화전 마을이 연상된다. 논보다는 밭이 다수다. 이곳에서 상두산 자락 고개 몇을 넘고 10여km 북쪽이 김제 금산면 원평이다. 동학혁명 과정에서 수없이 등장하는 곳이자 김덕명과 김인배의 고장이다. 칠보 무성리를 지나 서쪽으로 13km 가면 정읍 북면 마정리 월천마을이다. 이 마을은 최경선 장군 태생지다.개울가 언덕 위, 저수지 둑이 마주 보이는 양지바른 자리에 규모 있고 단정한 매무새의 김개남 장군 단소가 있다. 주차 공간까지 갖춘 걸로 보아 상당히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불과 20∼30년 전까지 동곡리에 증손이 살았다 하니, 흔적이라도 남았을까.단소에서 200여m 거리에 김개남 장군 생가터 안내판이 보인다. 들 일하시는 허리 굽은 노인의 안내가 친절하다. 하지만 생가터는 키보다 높은 수풀이 차지해 몇 걸음 떼기도 버겁다. 김개남에 대한 인식과 평가의 현재를 보는 듯하여 몹시 씁쓸했다.
항복하지 않는 적일망정 포로로 살려두는 게 통상적이다. 하지만 김개남은 그렇지 않았다. 동학군이 전주성으로 진격하면서 포로로 잡힌 선전관 이주호 외 수행원 2명과 초토영 종사관 이효응과 배은환을 원평에서 처형한다. 그 실행자가 김개남이라는 말도 있다. 이렇듯 김개남은 전봉준과는 혁명 전술은 물론 정치적 지향도 달랐다. 아울러 한창이던 농사일이 잠시 뜸해진 7월 보름, 추수가 끝나는 추석 이후 재봉기할 것을 최초로 언급한다. 이에 전봉준 등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방법상 차이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때 두령들을 따라 남원으로 모여든 군사가 7만 명이었다. 밖에서는 저 유명한 '남원대회'가 열리는 와중이다.하지만 김개남은 포수부대와 천민 부대를 보강하며 세력을 지속 확산해 나간다. 농민 위주 혁명군의 정신을 무장시키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음으로써 정치의식을 높이고자 하는 방법이다. 8월 19일 남원 교룡산성을 장악하고 병기고를 털어 무기를 보강하고, 부호들로부터 군자금을 징발한다.이런 김개남의 움직임으로 인해 전봉준이 남원으로 발길을 향한다. 전봉준은 김개남에게 청일전쟁 승자의 칼끝이 동학혁명군을 향할 것이니, 군사를 나눠 각 지역에 은신하며 전쟁 추이를 지켜보자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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