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일상에서 떠올린 노동의 풍경... 사진집
어스름 짙은 퇴근길. 일상에서 마주치던 여의도의 빌딩 숲이 마치 성벽 같아 보인다. 걸음을 멈춰서서, 보기에 가장 높은 빌딩이 몇 층인지 세어본다. 건설현장 노동자가 추락 사망한 사건을 단신 뉴스로 본 날. '일, 이, 삼, 사, 오, 육, 칠, 팔…''인간은 어떻게 이런 건물을 세울 수 있게 됐지?'
"죽음이 타인의 고통으로, 무감한 숫자로, 흔한 이미지로, 아무것도 되지 못할 풍경이 되었다 해도 끝내 아무도 웃지 못하면서 우리는 정말 안도할 수 있었던가. 살아남았나. 다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함께 기억하는 일도 잊는 일도 온전히 해보지 못한 우리의 자리는 무엇이 될까? 그것을 알 수 없어 남은 풍경을 보러 다녔다." 작가가 찾은 죽음의 장소는, 이런 표현이 어떨지는 모르지만 내겐 '따분하다'는 말이 어울려 보였다. 여느 사진집처럼 피사체에 초점을 맞추거나 배경과의 조화로움을 신경 쓴 사진이 아니라, 그저 우리가 고개를 돌리면 나올 법한 풍경에 가까웠다.
공장 옆 무심히 쌓여있는 플라스틱 크레이트에는 'SPC', ' DELIVERING HAPPINESS'가 새겨져 있다. 홀로 일하던 노동자가 기계에 몸이 끼어 숨진 빵 공장이었다. 작가는 이곳이 그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고 말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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