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냉철한 분석과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한 여자축구
벨 감독이 이끈 여자축구대표팀은 최근 2024 파리 올림픽 2차예선에서 조기탈락했다. 한국은 1승 2무 승점 5점으로 무패를 기록했지만, 북한에 이어 조 2위로 밀려 최종예선 진출에 실패했고 파리올림픽 출전의 꿈도 물건너 갔다. 지난 11월 1일 중국과의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심서연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1로 비긴 게 치명타가 됐다.2023년 한 해에만 벌써 세 번째 좌절이다. 7월 열린 FIFA 여자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무 2패로 조기 탈락했고, 9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8강에서 북한에 패해 노메달에 그쳤다. 그리고 이번엔 올림픽 예선 조기 탈락까지 더하며 최악의 성적을 잇달아 경신했다.콜린 벨 감독과 선수들은 한국 여자축구의 암흑기를 초래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잉글랜드 출신의 벨 감독은 지난 2019년 10월 최인철 전 감독의 후임으로 대한민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사상 첫 외국인 감독으로 부임했다.
축구협회는 벨 감독의 화려한 유럽 커리어에 매료되어 그가 세계축구의 트렌드를 접목해줄 적임자로 판단하여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여기에 '황금세대'로 불릴만큼 역대 최고의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는 선수단까지 물려받았다. 벨 감독 본인도 미디어 친화적이고 성실한 이미지로 대중적 호감도 또한 높은 편이었다.하지만 벨 감독은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 어느덧 4년이 넘었지만, 뚜렷한 성과 없이 실패만 거듭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비록 몇 차례의 위기는 있었지만 마지막 무대였던 카타르월드컵 원정 16강의 성과를 남기며 유종의 미를 거둔 것과 대조된다.벨 감독은 부임 이후 줄곧 '자신감, 유연성, 고강도 훈련' 등을 키워드로 강조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국제대회마다 한국축구의 고질적인 약점인 경기력과 체력에 대한 문제는 여전했던 반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전술-전략적인 대안이나 위기관리능력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당시에도 한국은 2차전에서 먼저 리드를 잡았으나 지키지 못하고 동점에 이어 연장전까지 가서 끝내 역전을 허용했다. 2년이 흘러 파리올림픽 예선에서 같은 팀을 상대로 설욕은 커녕 또다시 같은 데자뷰가 재현됐다는 것은, 그만큼 팀이 발전하지 못했다는 증거다. 한국 여자축구는 아직까지 올림픽 본선무대와는 인연을 맺지못하고 있다.2023 월드컵에서는 역대 최고 성적인 8강 진출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콜롬비아와 모로코에게 무기력한 무득점 2연패를 당하며 단 2경기만에 일찌감치 조기탈락이 확정됐다. 최종전에서 독일의 발목을 잡으며 1-1 무승부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이번에도 선제골을 지키지못하고 승점 3점이 아닌 1점에 만족해야 했다.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홍콩-필리핀등 약팀들을 대파했으나 8강에서 북한을 만나자 상대 자책골로 인한 리드를 지키지못하고 내리 4골을 내주며 또 역전패했다.
하지만 정작 벨 감독 본인의 전술적 문제점이나 경기운영에 대한 자성은 좀처럼 찾을 수 없었다. 대표적으로 지난 월드컵 당시 대한민국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28.9세로 본선 32개국 중 최고령을 기록하기도 했다. 애초에 벨 감독이 요구하는 고강도 축구를 90분 내내 유지할 수 있을만한 체력이나 선수층이 전혀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몇 년째 선수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자신의 축구를 고집한 것이 뼈아픈 결과로 돌아온 것이다.물론 모든 부진의 원인이 전적으로 벨 감독 개인만의 책임만은 아니다. 한때 황금세대로 불리우며 고평가를 받던 주전급 선수들 역시 최근 몇 년간 중요한 순간에 얼마나 제 역할을 해줬는지 돌아봐야 한다. 한국 여자축구는 다수의 해외파 선수들을 배출했으며, 국내 여자축구리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이나 처우도 세계 기준과 비교하여 그리 나쁜 편이 아니다.그러나 주축 선수들은 대부분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었고 이들은 기량이나 체력면에서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United States Latest News, United States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계획이 실패하면? 해결책은 간단하다'위대한 실패자' 섀클턴에게 배우는 '실패 예찬'
Read more »
尹, 연일 ‘과학계 달래기’…“혁신적 연구 도전하게끔 정부가 지원”尹 “국가 경쟁력은 과학기술에 달려 도전적 연구는 성공·실패 따로 없어” 규제·제도 혁파 통한 연구개발 혁신 강조 AI·디지털·바이오·양자 등 지원 확대 예상
Read more »
8000만원 이상 고가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으로 티나게 만든다대선 공약…사적 유용 막으려 도입내년부터 시행…소급 적용은 안 해 내년 1월부터 법인 전용으로...
Read more »
제주4·3평화재단 독립성 흔드나…도지사 권한 강화 조례개정 반발제주도, 4·3 조례 개정 일방적 추진에관련단체 “제주도정의 운영 독점 안 돼”
Read more »
여당 인재영입 키 쥔 ‘윤핵관’ 이철규…이준석 “역시 노답”‘보선 참패 책임’ 사무총장 사퇴 한 달 안 돼 위원장에 복귀영남 중진들 차출한 곳 ‘대통령...
Read more »
이재명, 대장동·백현동 병합 첫 재판에서 위례 배임 혐의 부인위증교사 사건 병합 여부는 결정 안 해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