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뎁방 운영자들은 “소득‧지역별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피뎁방을 운영한다”고 말합니다.\r수험생 피뎁방 텔레그램
고2 27만여명의 지난해 11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 인적사항 등이 유출되는 초유의 사태가 지난달 18일 발생했다. 텔레그램 상에 운영되는 A ‘피뎁방’을 통해서다. 피뎁방은 수능 문제집 등을 무단 복제해 PDF 파일로 공유하는 공간이다.
학력평가 성적 자료 유출 이후 A 피뎁방에 대한 관심도가 커졌다. 사건 발생 13일 동안 참여자는 4000여명 늘어, 3일 기준 9만4000여명에 달한다. 지난해 수능 응시자 45만여명을 고려한다면 수험생 20.8%가 불법 피뎁방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두 번째로 큰 피뎁방은 B에는 5만여명이 참여하고 있다.참여자가 제보방을 통해 피뎁방 운영자에게 자료를 넘기면 운영자가 이를 단체 채팅방에 올린다. 피뎁방에서 공유되는 자료는 ‘공공재’로 불린다.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공공재는 과목을 가리지 않고 있으며, 유명 강사와 학원의 문제집이 포함돼 있다. 참여자는 자료를 제공하면서 다른 참여자에게 자신이 원하는 자료를 밝힌다. 원하는 자료가 제공되면 자신이 가진 다른 자료를 공유한다. 이런 구조가 반복되면서 피뎁방이 운영된다. 2월 한 달 동안 A와 B 피뎁방에서 공유된 자료는 각각 472건, 425건이었다.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지만 수험생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피뎁방 운영 취지에 공감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당 월 사교육비는 2016년 25만6000원에서 2021년 36만7000원으로 5년 사이 약 43% 급증했다. 부모 소득에 따른 사교육비 격차도 크다. 2021년 월 소득 200만원 미만인 가구의 1인당 월 사교육비는 11만1000원에 그쳤지만, 월 소득 800만원 이상인 가구의 1인당 월 사교육비는 59만3000원이었다. 이런 현실에 수험생들은 입시 커뮤니티에 피뎁방을 ‘꿀팁’ ‘효도하는 방법’이라고 소개하며 링크를 공유한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최모씨는 지난해 초 입시 커뮤니티에서 피뎁방을 알게 됐다. 최씨는 “수능 교잿값이 4~5만원에 달하기도 한다”며 “월 학원비 60만원을 감당했던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경남 김해에 거주하는 홍모씨는 과열되는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피뎁방을 이용했다고 전했다.
수험생들의 ‘비밀’ 공간인 피뎁방은 저작권 침해를 뛰어넘는 다른 범죄의 온상이 될 소지가 농후했다. 이번 학력평가 유출 사건이 대표적이다. 피뎁방 운영자가 자료를 검열하지 않고 8만여명 모인 채팅방에 올리면서 유출된 성적 자료는 급속도로 확산됐다. 지난달 21일에는 피뎁방에서 음란물이 유통됐다가 삭제되는 일도 있었다. 또한 운영자는 공공재가 되지 못한 ‘비공공재’를 불법 교환‧거래하는 방을 알선해주기도 한다. 피뎁방 운영자는 ‘대피소’를 만들어 데이터를 백업해두며 수사망을 피할 대책을 마련한 상황이다. 서울 대치동과 목동을 중심으로 한 사교육 경쟁이 학생들을 피뎁방으로 몰려드게 만드는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소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팀장은 “학생들은 킬러 문제를 풀기 위해 과다한 문제집을 구매해야 한다”며 “수험생들 사이에 대학수학능력시험에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나는 문제가 나오지 않는다는 신뢰가 형성돼야 완화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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