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기후정의 현장르포] 사랑방마을주민협동회 교육홍보이사 차재설, 빈곤사회연대 이재임
- 이재임. 907기후정의 주거권행진단 사전모임, 2024.9.6.4년 전 겨울, 한파경보가 내린 경기도 포천. 한 여성 이주노동자가 피를 토한 채 침실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자주 끊겼던 전기와 난방은 그날도 들어오지 않았다. 침실에서 캄보디아행 비행기표가 나왔다. 티켓 주인 누온 속헹은 3주 뒤면 고향에 다녀올 참이었다. 그 집은 농장에서 내준 비닐하우스 숙소였다.
옷을 나눠줘도 다 색깔이 같은 걸로 주거나 멋이 별로 없다. 그런 옷도 말끔한 노숙자는 노숙자가 아니라고 안 준다. 그래서 노숙자들은 일부러 더러워진다. 먹을 걸 나눠줘도 간도 안 맞고 유통기한이 거의 다 된 걸 줄 때도 있다. 길거리에 사는데 그런 걸 받으면 그냥 버린다. 금방 상하고 맛도 없으니까.서울시에서 에어컨을 쪽방 복도에 설치해줬다. 용량이 작아서 가까이 있는 방만 냉기가 간다. 몇 년 전 여름에는 목욕차가 와서 쪽방 사람들을 씻겨줬다. 차에 들어가면 봉사자들이 씻겨주는데 한 20~30분 만에 나온다. 차는 한 대밖에 없는데 할 사람은 많으니까 줄을 선다. 나는 탕에도 들어가고 오래 씻고 싶은데...
"한 3년 전에 동대문에서 노동자들이 하는 집회에 갔어요. 사랑방에서 발언해야 하는 사람이 발언을 못 하게 돼서 땜빵으로 제가 대신 했어요. 누가 써준 거 보고 하라고 해서 하는데, 바람이 불어서 그 종이가 날라갔어요. 그거 없이 그냥 한 10분 정도 얘기했던 것 같아요. 원래 3분 정도만 하라고 했는데. 그러니까 그다음부터 나보고 계속 이런 거 할 때마다 앞에 나가서 얘기하라고 하고, 또 취재하러 오면 인터뷰도 하라고 하고... 그러다가 교육홍보이사를 맡게 된 거죠."3시간만 지나면 더운 바람이 나오는 선풍기, 늙고 아픈 쪽방 주민들이 겨울마다 당하는 낙상 사고... 차 이사는 쪽방에서 여름과 겨울을 날 때 힘든 점을 남들 이야기처럼 말했다. 아주 가끔은 그가 겪은 일들을 들려주기도 했다. 그럴 때면 귀가 솔깃해졌다.
대부분 공과금을 월세에 포함해서 받았다. 어떤 달은 요금이 많이 나왔다며 공과금을 따로 더 걷었다. 겨울에는 난방기구와 전기장판을 못 쓰게 했다. 세입자들은 공과금 폭탄을 피하려고 알아서 아껴 쓰고 서로 감시했다. 샤워나 빨래는 되도록 빨리 끝냈다. 화장실도 자주 안 갔다. 변기 레버가 망가져도 관리인한테 수리해 달라고 못 했다. 알아서 해결하고 알아서 고쳤다."만약에 주거급여가 34만 원까지 올랐는데 집주인이 방세를 34만 원까지 올린다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대로 계약서를 고치는 거예요. 방 계약서를 동주민센터에 갖다줘야 주거급여가 나오니까. 쪽방은 대부분 임대업 등록도 안 했고 사실 불법이죠. 우리가 수급자증명서 떼주면 전기세, 수도세, 가스비 다 할인받지. 집주인은 앉아서 코 푸는 거야. 그러니까 정부에서도 이 방을 1년에 한 번씩은 와서 점검을 해줘야지. 이 방세가 합당한지. 그리고 제대로 안 하면 세금을 물리든가 해야 되는데...
민간개발을 하면 임대주택 호수는 원래 계획보다 8배나 줄어든다. 대신 분양주택 호수가 늘어나므로 소유주들의 이익은 10배 넘게 껑충 뛴다. 그럼 현재 쪽방 세입자 십중팔구가 동자동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없다. 900명에 가까운 세입자들이 아무 대책 없이 쫓겨나는 셈이다. 조선혜, 오마이뉴스 2022.10.27 참고)"수급자나 노숙인들한테 야단만 칠 게 아니라 임대주택 지어서 방 하나씩 주고 작은 일자리라도 줘서 함께 가는 나라가 돼야 되는데, 진짜 우리가 8평만 돼도 그 안에 세탁기 넣고도 한 서너 평 공간에서 쉴 수 있고... 우리도 일해서 돈 벌면 수급 안 받아도 사는데. 우리도 돈 모아서 해외여행도 가고 그럴 수 있잖아요." '사회주택'은 보통 공공·민간·비영리조직이 공급하고 관리하는 공공주택을 일컫는다. 네덜란드의 사회주택 비율은 전체 주택의 35%이다. 수도인 암스테르담은 40%를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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