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 전체와 경기도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뒤 주택 가격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이번 조치로 가파르게 상승하던 집값을 잡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 찬 예측부터, 도리어 집값 상승을 더 부채질할 거라는 부정적
정부가 서울 전체와 경기도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뒤 주택 가격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이번 조치로 가파르게 상승하던 집값을 잡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 찬 예측부터, 도리어 집값 상승을 더 부채질할 거라는 부정적 예측까지 그 범주도 다양하다. 한편으론 우리나라의 주택 가격 상승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극단적인 불균형발전이 원인이므로 지방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조금 더 원론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모든 의견이 다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있기에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렸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또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도 저마다의 생각이 다르기에 쉽게 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주거정책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보유세 논쟁이 아닐까 싶다. 오늘은 가장 논쟁적인 정책인 보유세를 강화하자는 주장과 관련해 대해 몇 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보유세를 강화하자는 의견은 다주택자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한정된 재화인 주택을 일부 개인이 소유하여 주거안정을 위협하고 있으니, 보유세를 높여 다주택을 소유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하자는 거다. AD 그렇다면 이 논리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보유세가 말 그대로 굉장히 높아야 한다. 보유세 강화를 찬성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1주택소유자를 제외한 다주택자에 한정해서 논의한다면, 보유세 강화의 목적은 다주택자가 주택을 보유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집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보유세는 그러한 부담이 느껴질 정도가 되어야 한다. 정확한 수치는 없지만 통상 이야기되는 수치는 집값의 1% 수준이다. 기재부장관은 미국을 언급하면서 50억 원을 예로 들어 5000만 원을 이야기했으나, 서울 평균 아파트값인 약 10억 원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1천만 원이다. 1달에 약 80만 원 정도인데 과연 이 정도 금액이 부담스러워 다주택자가 집을 내놓을까? 일부는 집을 팔 수도 있겠으나 대부분이 그럴지는 다소 회의적이다. 결국 OECD나 여러 국제 통계 등을 바탕으로 논의되는 1% 수준의 보유세로는 다주택자가 주택을 팔 유인이 되기에는 부족하다. 그렇다고 5%나 10%로 결정하면 대부분이 지나치게 높다고 반대의견을 밝힌다. 위헌심판청구도 적지 않게 제기될 것이다. 결국 1~3% 정도가 현실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는 수치인데, 적정치를 찾는 게 쉽지 않다. 높을수록 주택소유자들의 반발이 크고 낮을수록 그 효과는 반감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론 적어도 2% 이상은 되어야 보유세 강화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한다. 두 번째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다주택 소유제한에 따른 여파다. 보유세 강화의 목적은 앞서 이야기한 대로 다주택자의 주택 소유를 제한하고자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실제로 거주하는 주택 이외에는 소유하지 말라는 게 정책의 목적이자 메시지인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될 경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긴다. 주택의 상품성이 약화함에 따라 신규 주택이 잘 생기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주거는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란 명제는 이미 친숙하고, 커다란 거부감도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주택의 상품성이 약화되면 그 상품을 통해 이익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줄어든다. 다시 말해 새로운 집을 지어 팔고자 하는 유인이 떨어지고 그 결과 지금과 같은 주택공급방식이 사라질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독일 통일 전 동독은 민간이 새집을 짓지 않음에 따라 정부가 집을 지은 일부 도시를 제외하고는 오래된 주택으로 인한 슬럼화가 크게 사회문제화되었다. 동독의 붕괴 원인 중 하나가 이러한 오래된 주거에 따른 도시 슬럼화와 주민들의 불만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만약 보유세를 강화해서 다주택자의 주택 소유를 제한하고 주거의 상품성을 약화하려면 반드시 정부 주도의 '대규모'의 '지속적인' 주택공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동독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보유세 도입 목적에 맞게 양도소득세를 낮춰야 한다. 때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다주택자의 경우 주택을 팔 경우, 65~75% 수준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현재는 중과가 유예되어 있지만 어디까지나 임시적인 조치이며, 중과되지 않는 일반 세율도 6~45%로 절대 적지 않다. 주거도 상품성이 있기 때문에 양도소득세를 걷지 않을 순 없다. 그러나 다주택자의 주택 매각, 그리고 개인들의 자유로운 주거이동이라는 정책 목표를 고려한다면 '보유세는 높게, 양도소득세는 낮게' 유지하는 것이 논리적이다. 주택정책은 정말 어려운 분야다. 그중에서도 보유세는 더욱 어려운 문제다. 강화하면 이런 문제가 생기고, 그대로 두면 저런 문제가 생긴다. 저마다의 생각과 이해관계가 다른 데다가 선거까지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보유세를 강화하는 정책을 내놓기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보유세를 강화하고자 한다면 앞서 언급한 내용을 고려해 효과적인 결정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권연대 주간 웹진 에도 실립니다.이동우 인권연대 칼럼니스트는 현재 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