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문을 연 페트라르카 ‘창작의 비밀’ [책&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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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인문주의자·시인페트라르카의 라틴어 산문구원과 욕망 사이 분열된 내면근대 인간의 원형 담은 고백문학

나의 비밀‘신곡’을 쓴 단테 알리기에리가 서양 중세의 가을을 통과한 시인이라면, 한 세대 뒤에 태어난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는 고전 부흥의 빛을 불러낸 이탈리아 르네상스 최초의 시인이다. 페트라르카는 산문 작가로도 이름이 높았는데, 이 작가가 라틴어로 쓴 산문 작품 ‘나의 비밀’, ‘고독한 생활’, ‘종교적 여가’가 우리말로 처음 번역돼 나왔다. 페트라르카 연구자 김효신 대구가톨릭대 교수가 세 편을 모두 우리말로 옮겼다. 특히 이 세 편 가운데 시인의 내적 갈등을 고백한 ‘나의 비밀’은 페트라르카 산문의 최고봉으로 꼽힌다.

페트라르카는 고전문헌학의 아버지라는 타이틀도 지녔는데, 알프스 산속 수도원 지하 서고에 묻혀 있던 고대 라틴어 문헌을 찾아내 세상에 알린 사람이 페트라르카였다. 이 문헌 발굴 작업을 통해 고대 그리스·로마 전통의 부활을 이끎으로써 페트라르카는 르네상스 시대 인문주의의 선구자가 됐다. 이탈리아 속어로 작품을 쓴 단테와 달리, 페트라르카가 라틴어로 문학 창작을 시작한 이유도 열렬한 고전문학 사랑에 있었다. 그런 라틴어 사랑이 빚은 작품이 서사시 ‘아프리카’다. 한니발을 물리친 로마 장군 스키피오를 찬양하는 그 작품으로 페트라르카는 1341년 로마 시의회가 주는 계관시인의 영예를 얻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서사시의 문학적 성취에 만족하지 못하고 1342년부터 이탈리아 속어로 서정시를 쓰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페트라르카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는 서정시집 ‘칸초니에레’다.

주목할 것은 이 작품에 등장하는 아우구스티누스가 역사적 실존 인물 아우구스티누스와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 페트라르카의 상상력이 스며든 인물이라는 사실이다. 작품 속 아우구스티누스는 ‘고백록’을 인용해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더 빈번하게 인용하는 것은 키케로나 베르길리우스 같은 로마 시대 작가들의 작품이다. 심지어 페트라르카의 서사시를 직접 따와 이야기하기도 하며, 페트라르카가 다른 작품에서 주장하는 것을 그대로 반복하기도 한다. 그렇게 보면 작품 속의 아우구스티누스와 프란체스코는 각각 페트라르카 자신의 한쪽 면을 특화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우구스티누스가 종교적 구원을 열망하는 페트라르카를 대변한다면, 프란체스코는 세속적 쾌락과 명성에 매달리는 페트라르카를 보여준다. 이 두 사람이 ‘진리의 여신’ 앞에서 치열한 대화를 이어가게 함으로써 페트라르카 자신의 내적인 갈등을 진솔하게 고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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