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10년의 사람들 ④] 노란 리본 공작소의 시민 양승미씨
지난 10월 23일 만난 양승미씨의 첫마디였다. 그는 단지 리본만 만들었을 뿐이라며 그다지 내세울 것 없는 듯 낯을 붉혔다. 평범한 주부와 노란 리본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애 셋을 두고 살림만 하던 주부였는데, '내가 요만큼 하니까 그만큼 되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한 발 더 하게 되고, 한 발 더 하게 됐어요. 내가 조금만 움직이면 해결되는 날도 하루라도 당겨지겠지 하는 생각이었어요. 움직여보니 같이 하는 사람도 생겼어요. 사람들이 둘이 되고 셋이 되면서 모이니 힘이 되었거든요.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시민들이 광장에 모였고, 그들의 아이디어가 빛났던 순간들이 있어요.""시민이니까 시민의 입장에서 해보는 거예요. 다양한 연령대나 성별 등에 따라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다르게 나온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결국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거잖아요. 어떻게 하면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뒀어요." 뉴스를 처음부터 찾아보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글과 말이 무엇인지 다른 사람들과 회의하고 궁리했다.
그는 이후에도 노란 리본을 계속 만들었다. 노란리본공작소는 전국적으로 있었다. 용인, 수원 영통 공작소, 전주, 청주, 안양, 군포, 서울 서촌 공작소 등 여러 지역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했다. 리본을 받은 사람들은 기억하고 싶고, 기억한다는 걸 표시를 하고 싶어서 받는 거잖아요. 또 사람들마다 보고 느끼는 게 각자 다르고 자신만의 이야깃거리가 있을 테니까. 그 이야기를 같이 떠올리면 좋겠어요. 세월호 참사에 대한 각자의 기억과 생각이 있을 테니까요. 노란 리본을 받으면 그다음부터는 각자의 이야기들이 시작되는 거예요. 리본을 보면 '아직도야?' 하지 말고 '아, 이런 일이 있었어' 하는 느낌으로 봐주고 기억을 해주면 좋겠어요. 그러면 저의 역할은 다한 거고, 감사한 일이에요."
광화문 노란리본공작소에서 작업할 때는 종일 리본을 만들다가 밤에 늦게 집에 들어왔다. 식사준비를 해놓고 아이들이 아침에 학교에 가면 바로 광화문으로 나왔다. 농성장에서 공권력으로 인한 싸움이 있을 때는 새벽에야 집에 온 적도 종종 있었다. '내가 여기를 언제까지 다녀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몸이 아팠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지금은 아직 리본을 찾는 사람들이 있으니 만들자' 하고 생각한다."주변에서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렸어요. 동네 엄마들이 저를 붙잡고 '네가 하지 않아도 세상은 조금씩 나아가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으니 애쓰지 않아도 돼'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나아지고 있다 해도, 저는 나아갈 거라면 다 같이 잘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속도가 조금 더 빨라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하는 거예요. 무엇보다 억울한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어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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