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들은 왜 뉴스를 안 볼까?’ 모든 젊은 뉴스 생산자의 가슴을 꽉 누르고 있는 질문이 아닐까. 📝신혜림 (CBS 유튜브 채널 ‘씨리얼’ PD)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씨리얼’ 만들고 8년 만이다. 이름은 ‘오뜨밀’이다. 제작진 평균연령이 30세를 조금 넘는다. 직군과 소속 부서도 다양하다. 뉴미디어 PD, 라디오 PD, 아나운서, 전략 부서에 있는 이까지 모였다. 대부분 하던 일을 병행하는 반쪽 신세이긴 하지만. 뭐 어쨌든 그 견고하다는 언론사 내 국 간의 장벽을 뚫고 모이긴 모였다. 월~목 저녁 8시, 다들 지친 몸을 이끌고 귀가해 한창 재미난 콘텐츠를 볼 시간에 우리는 1시간 동안 오늘 본 뉴스에 대해서 떠든다.
그리고 동시에 라디오로 내보낸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내게 왜 라디오를 하느냐고 물었다. 대답은 간단하다. 변함없이 그 자리에 존재하기 위해서다. 갖가지 재료와 표현 방식을 통해 사회 현안을 쉽고 재미있게 다루는 콘텐츠로 씨리얼을 기획했다. 적지 않은 호응도 받았다. 그러나 구성과 촬영, 편집, 그래픽까지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시시때때로 터지는 이슈를 소화할 수는 없었다. 늦은 만큼 좀 더 중요한 것을 친절하게 담으려 했지만, 사람들이 우리를 필요로 할 때 그 자리에 서 있지는 못했다. 소셜 플랫폼의 변화에 따라, 내부 사정에 따라 바람 잘 날 없이 휘청이기도 했다. 한편 회사에는 나와 조금 다른 환경에서 일하는 동료들이 있다. 다름 아닌 라디오 PD들이다. 그들은 자나 깨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같은 시간 같은 주파수에 존재한다. 그리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을, 사람들이 궁금해할 이야기를 전한다. 나는 그런 그들을 존경했지만 정작 그들은 고민이 많았다. “나는 내 주변에서 아무도 안 볼 것 같은 뉴스를 만들어.” 2022 방송매체 이용 행태조사에 따르면, 라디오의 주 청취층은 40~60대다. ‘가장 오래된 매체’에서 일하며 시대와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초조함은 ‘뉴미디어’ 이름을 달고 일하는 나의 초조함과 본질이 다르지 않았다. 결국 중요한 이야기를 필요한 곳에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내 친구들은 왜 뉴스를 안 볼까?’ 모든 젊은 뉴스 생산자의 가슴을 꽉 누르고 있는 질문이 아닐까. 어리석은 질문인 걸 안다. 답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뉴스가 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아서다. 뉴스 생산자가 상정하는 뉴스 소비자는, 뉴스가 종종 비판하는 ‘국민과 닮지 않은 국회의 얼굴’과 정확히 같다. 국회의원 평균연령은 54.9세. 거기에 여성 비율은 19%에 불과하다. 라디오·TV 시사 프로그램 그 어느 채널을 돌려도 오랜 세월 축적된 지식을 자랑하는 중년 남성이 나와서, 뚜렷한 정치관을 가지고 있는 자신의 또래 고관여층을 상정해 이야기한다. 우리는 뉴스 회피층이기 전에 뉴스 소외층이다. 매일같이 꾸준히 존재해보는 것 뉴스 소비가 중장년층에 쏠려 있다 하여 그 눈높이, 그 취향으로만 만들면 되는 걸까? 공공재의 아주 일부라도 달리 쓸 수는 없을까? 젊은 층을 대상으로 정치·사회 이슈 콘텐츠를 만들어 소셜 플랫폼에 내보내는 일을 8년간 해봤더니 알겠다. 소셜 플랫폼만으로는 참 어렵다. 오감을 사로잡는 각양각색의 맞춤 콘텐츠로 채워지는 피드에, 균형감 있는 시사 콘텐츠는 갈수록 설 자리가 없음을 느낀다. 우리가 생각한 방법은 결국 필요할 때마다 찾아올 수 있도록, 매일같이 꾸준히 존재해보는 것이다. 장벽을 허물고 서로의 장점을 흡수하며, 전파라는 레거시와 뉴미디어의 노하우를 합쳐보는 것이다. 가장 오래된 미디어와 뉴미디어의 만남은 그렇게 이루어졌다. 아직은 좌충우돌 그 자체다. 하지만 다들 일할 맛이 난다고 하니, 그 마음 믿고 셀프 격려를 해본다. 부디 이 시도로 더 많은 젊고 서툴고 다양한 얼굴이 마이크를 갖게 되면 좋겠다. Tag #뉴미디어 #레거시 미디어 #라디오 #유튜브 #오뜨밀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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