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의 대장동 개발비리 항소 포기 배경에 대한 의혹과 검찰 내부의 사퇴 요구, 정부의 공직자 조사 TF 구성, 코스피 급등에 따른 빚투 증가 및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검토 지시 등 다양한 현안들이 얽혀 정치권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이 대장동 개발비리 1심 판결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이진수 법무부 차관과의 통화였다고 설명한 것으로 11일 파악됐다. 노 대행은 이 차관이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압박해 항소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 내부에서 사퇴 요구가 빗발치자 노 대행은 휴가를 내고 거취를 고심하고 있다.
노 대행은 ‘용산·법무부와의 관계를 생각해야 했다’고 언급하며 윗선의 심기를 고려했음을 인정했다. 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의견만 표명했다고 밝혔고, 이진수 차관은 대검에 항소 포기를 요구한 적이 없으며 대검이 자체 결정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선 장관 승인 없이 차관이 독단적으로 결정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대통령실이나 장관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란 의심이 커지고 있다. 노 대행의 발언으로 ‘용산 개입설’이 확산하자 국민의힘은 대통령실 민정수석실과 법무부 등에 이재명 대통령의 변호인 출신이 포진해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사전에 계획한 사람이 없다며 개입설을 공식 부인했다. 만약 노 대행이 사퇴하면 13년 만에 내부 반발로 검찰 수장이 물러나는 것이며, 검찰총장과 대검 차장검사 자리가 동시에 공석이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 정부가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공직자를 조사하고 인사 조치를 하기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에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49개 중앙행정기관마다 10인 이상 규모의 조사 TF도 설치된다. 이에 야당은 “정치 보복”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TF 구성을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승인했고, 김민석 국무총리는 내란 수사 장기화와 공직 사회 내부 반목 등을 구성 이유로 설명했다. 조사 대상은 계엄 전후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거나 협조한 공직자이며, 인터뷰와 디지털 포렌식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된다. 정부는 내년 1월까지 조사를 마치고 설 연휴 전까지 인사 조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TF가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꼼수이자 다른 현안의 여론을 돌리기 위한 물타기라고 비판했다. 또한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물갈이가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여권 내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TF’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민주당 측은 조사 대상이 구체적이라 다르다고 밝혔다. 코스피가 4200선을 돌파하자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가 급증하고 있다. 이달 1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보다 1조원 이상 늘었으며,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자산 가격 급등으로 소외되는 두려움을 느끼는 ‘포모 증후군’이 되살아나고, 특히 집값 급등으로 벌어진 자산 격차를 만회하려는 심리가 투자자들을 주식 시장으로 몰리게 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의 하루 변동률이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이 매도한 물량을 받아내며 순매수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이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위탁매매 미수금이 올해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주가 하락 시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파는 반대매매 위험에 대한 경고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주가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며, 과도한 빚투는 개인의 ‘깡통계좌’ 위험뿐 아니라 반도체 등에 쏠린 신용융자로 인해 국내 증시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국무회의에서 사실을 말해도 명예훼손으로 처벌하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폐지 검토를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민사로 해결해야 한다며 독일 등 해외 입법례를 참고해 신속히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인종, 출신 국가 등을 이유로 한 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 장치를 속히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2021년 국가인권위원회가 폐지를 권고했으며,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폐지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이 대통령은 저질스러운 내용의 정당 현수막 철거가 어려운 점을 지적하며 악용이 심하면 법을 개정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구윤철 경제부총리에게는 국내 주식 장기 투자자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검토를 지시했다. 주식 장기 투자 혜택은 부자감세 논란을 고려해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세부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2035년까지 국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는 내용의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의결됐다. 여야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결정을 두고 11일 정면으로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찾아 대통령실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이재명 탄핵’을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종식’과 ‘검찰개혁’을 내세우며 역공에 나섰다. 국민의힘 의원 40여 명은 규탄대회에서 장동혁 대표가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한 탄핵을 주장했으며, 나경원 의원은 이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또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휴가를 낸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과의 면담이 무산되자 항의했으며,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발언을 ‘협박이자 외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전 정권을 가리켜 “이보다 더 나쁜 정권은 없다. 내란범들은 최고 형량으로 뿌리째 뽑아야 한다”고 했고, 민주당은 검찰의 반발을 ‘집단 항명’으로 규정하고 국정조사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여야 모두 국정조사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여론전을 펼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여야 원내대표는 국정조사 실시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한편 민주당은 “검찰과의 전쟁은 이제 시작”이라고 선언했으며,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 수뇌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11일, 항소 포기에 대통령실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우 수석은 남욱·김만배·유동규는 2022년 대선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의 낙선에 기여한 인물들이라며, 대통령실이 이들을 도울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히려 이들이 “패가망신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우 수석은 “우리가 무슨 이유로 그들의 재산을 보전해 주려고 했겠느냐”고 반문하며,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에게 확인한 결과 사전에 계획한 사람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통령 구하기 차원’이라는 지적에는 대통령 관련 재판이 중단돼 얻을 실익이 없는데 굳이 재판에 개입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우 수석은 검사들의 반발에 대해 “구형에 실패했다”며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김병욱 정무비서관은 이를 ‘항명’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공식적으로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밝혔으나, 대통령실 관계자가 야당이 제기하는 정치적 의혹에 대해 기자가 묻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이 11일 거취를 정리하겠다며 연차 휴가를 내고 자택에 칩거했다. 대검찰청 안팎에서는 그의 사의 표명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노 대행 역시 언론에 “나도 많이 지쳤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검찰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항소 포기를 지휘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노 대행의 결정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는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송승환 대구지검 검사는 검사가 ‘정무적 판단’을 하는 것은 ‘정치검사’에 해당한다고 비판했으며, 김민아 광주지검 목포지청장은 항소 포기는 법무부 장관의 서면 지휘 등 정상적 절차를 거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지청장은 항소 제기일은 목숨 내놓고 지켜야 하는 불변 기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 대행은 ‘법치주의를 무너뜨렸다’는 비판에 억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주변에 “법치주의만 좇아서 성공한 집단은 없다”며 “덕치주의도 있고 민주주의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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