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매일 탁구를 치고, 밴드 목록의 팔할이 탁구밴드고, 편집을 하든 글레슨을 하든 설명의 근거를 거의 탁구에서 찾아다 붙이는 자칭 타칭 '탁구러버'인 나. 그런데 남편이 탁구클럽 관장(아래 '김 관장')이라서, 회원들 레슨에 밀려 내 레슨은 가뭄에 콩 나듯 받을 수밖에 없어 안타깝기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나도 레...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그런데 남편이 탁구클럽 관장이라서, 회원들 레슨에 밀려 내 레슨은 가뭄에 콩 나듯 받을 수밖에 없어 안타깝기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나도 레슨 많이 받으면 더 잘 칠 수 있을 텐데.
'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그럼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하지만 가족끼린 서로 뭘 가르치는 거 아니라는 문제, 레슨에 지친 남편 더 지치게 만들지 않겠다는 내 오지랖 등등이 걸린다. 물론 돈 문제가 다는 아니다만, 설사 돈을 낸다 해도 아내 돈도 내 돈이고 내 돈도 내 돈인 김 관장인 것을 누가 알랴. 운 좋게 레슨을 받게 되는 날이 왔다. 처음엔 내가 안쓰러워서 큰 마음먹고 해주는 사랑의 레슨인 줄 알았다.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 반전이었다. 레슨 없이 혼자 연구하며 치다 보니 내 탁구가 어느새 '개탁구'가 되기 일보직전이라 어쩔 수 없이 레슨을 해준다는 것이었다.그렇게 겨우 얻어낸 소중한 레슨의 기회건만, 가끔은 신경질이 나서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때가 오곤 한다. 여러 번 가르쳐준 걸 또 틀렸더니 내게 눈으로 욕을 하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 때라든가, 매일 탁구 연습도 안 할 거면 탁구를 때려치라며 선수촌에 들어온 선수 취급하는 기가 찬 말을 할 때라든가, 풋워크 훈련에 발이 후들거려 잠시 뒤돌아 숨을 고르는 내게 '그것도 체력이냐'며 등짝에 탁구공이 날아와 퍽 꽂힐 때라든가.김 관장의 마라맛 레슨은 한 인간에게서 실력 향상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할 때 더 세차게 매워지기 시작한다. 내가 대회에 세 번째쯤 참가했을 때였다. 큰 대회가 여전히 익숙지 않아 엄청 떨렸지만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해 예선에서 2:1로 이기는 중이었다. 당시 시합 중에 갑자기 나타난 김 관장의 한 마디가 내 멘털을 뒤흔들어 놓았다."탁구를 그렇게밖에 못 치냐!" 라며. 그때까지 설레고 신나고 짜릿하고 재밌었던 마음이 싹 사라졌다. 왜인지 갑자기 얼굴이 벌게지고 식은땀이 나면서 '지금 이기고 있는데, 내가 뭘 잘못했나?' 싶었다. 사람들이 날 보고 다 한심해하는 것만 같아 창피한 마음이 들더니, 급기야는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그 후로 한 1년쯤 김 관장만 보면 '그때 당신 때문에 졌다'라고 투덜거렸다. 김 관장은 시합에서 상대를 이기려면 멘털이 더 강해져야 하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벤치를 더 세게 보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때보다 두 부수를 승급한 지금은 그게 무슨 말인지 조금은 알 것도 같지만, 그때는 정말…. 할 말이 많지만 더는 하지 않겠다. 얼마 전, 승급 대회인 고양시탁구대회가 고양어울림누리 체육관에서 열렸다. 김 관장과 나는 승급 대회가 열리는 날엔 이틀 내내 아침부터 밤까지 경기장을 지키며 회원님들의 경기를 관전한다. 김 관장은 벤치를 보고, 나는 응원을 한다. '매운맛 코치' 김 관장을 잘 아는 회원님들은 이번에도 역시나 대회 전부터 김 관장에게 '벤치를 봐달라고 할 것이냐, 가까이도 오지 말라고 할 것이냐'로 농담 반 진담 반 대화를 나눴다.최근에 스포츠 멘털에 대한 자료를 보다가 '당신은 코치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문구를 보게 되었다. 대회 경험이 얼마 없을 때는 김 관장의 벤치 한 마디에 얼굴이 벌게졌었는데, 지금은 다르다. 시간이 지나 두 부수 승급하고는 시합 중간에 해주는 김 관장의 조언이 그래도 들을 만해지고 덕분에 상대를 이긴 걸 보며, 나도 조금은 준비가 되었단 생각이 들었다.운동선수들은 '코치'라는, 즉 나의 장점을 잘 알지만 또 단점도 너무나 잘 아는 '전문가인 타인'의 냉정하도록 객관적이고 때로 매섭기만 한 지적을 받고 그대로 수용하는 일에 익숙한 사람들인 것 같다. 살다가 때로는 이런 매운맛 조언이 필요할 때도 있다는 걸, 이제는 알겠다.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월간탁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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