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빈 작가 '여성독립운동가들 삶' 전시회 열어 김수빈 여성독립운동가 항일 이윤옥 기자
지인으로부터 종로구 북촌로 5길에 있는 '북촌전시실'에서 여성독립운동가 관련 그림 전시회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제 오후 3시쯤 북촌전시실을 찾았다. 한여름 불볕더위를 뺨치게 하는 무더운 날씨지만 미술관을 찾는 관객들이 제법 있었다. 미리 연락하고 간 덕에 작가 김수빈씨가 반갑게 맞이한다.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전시라고 하면 흔히 초상화전이라든가 인물화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견주어 김수빈 작가의 경우는 조금 독특하다.
이번 전시된 그림들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형상이 아닌 그들의 삶을 이미지화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발상과는 크게 다른 느낌을 받았다. 시각장애인의 몸으로 개성 만세시위에 앞장섰던 심영식 지사의 그림은 구름과 노란별들 사이에 점자를 집어넣어 이미지화했다. 그런가 하면 평원 고무공장 파업을 주도하며 을밀대 지붕에 올라가 단식하면서 노동자의 권리를 외치던 강주룡 지사의 경우는 휘영청 떠 있는 보름달이 손에 잡힐 만한 거리감이 있는 초가집 지붕이 유독 눈에 들어온다.또한 상하이 임시정부를 돕기 위해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도 독립의 의지를 꺾지 않았던 정정화 지사의 경우는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의 푸른 강물의 이미지가 화폭 가득 넘실댄다."정정화 지사가 쓴 를 읽고 그 이미지를 표현해 보았습니다"라며 김수빈 작가는 정정화 지사의 그림 앞에서 그렇게 말했다. 아무렴! 독립운동가를 이미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것이 역사공부다. 그것이 바탕이 되지 않고서 인물에 대한 이미지를 표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김수빈 작가의 고뇌를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이해를 넘어 공감 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기자 역시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시로 기록하기 위해 때로는 하나의 적절한 낱말이 떠오르지 않아 숱한 고민의 시간을 가졌던 기억이 새롭다. 사실, 기자는 그림을 평론하는 사람은 아니다. 따라서 김수빈 화가의 그림들을 평할 재간은 없다. 다만, 젊은 작가가 나처럼 사회적 관심에서 소외된 인물 곧, 여성독립운동가들 그리고 노동운동가들과 사회적 약자로 숨죽이며 살았던 '언니'들의 목소리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에 그 어떤 강한 동질감을 느꼈다. 이 길은 몹시 고생스러운 길인데 젊은 작가가 견뎌낼 수 있을까? 나는 그의 손끝으로 탄생한 그림 하나하나마다 숨어 있는 그 어떤 '이미지'를 찾기 위해 작품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독립운동가로 활약했던 여성들의 실제 모습이 아니라 그 인물을 이미지로 표현하는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그래서 더 '이미지화된 인물'을 오래도록 가슴에 새길 수 있는 것인지 모른다. 김수빈 작가는 말한다."20세기 여성 사회운동가들의 연설문을 읽다 보면, 이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면 낼수록 뒤따르는 잡음과 폭력이 얼마나 많았을지 짐작된다. 그리고 실제로 그만큼 분열도, 질타도, 조롱과 의심도 많았다. 이제껏 숨겨두었던 목소리들이 거리에서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으니 그 파급력이 얼마나 컸겠는가. 그래서 사실은 그 누구보다 투쟁적으로 살았던 20세기 '언니'들의 외로움과 연대감을 동시에 한 화폭에 담아내고 싶었다"라고 말이다."여성독립운동가 그림이라고 해서 조금은 어둡고 칙칙한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밝고 화사한 이미지에 놀랐어요. 젊은 화가가 그려나가는 '언니' 들의 이미지가 매우 긍정적으로 재해석 되는 것 같아 나 같은 세대와는 다르구나 싶었어요."'우리가 좌절한 만큼 바뀐 세상에서 다시 만날 수 있겠지요.- 20세기 여성사회운동가들의 외침에 21세기 청년들이 공명하다- '라는 주제의 김수빈 작가의 이번 전시회는 오늘로 막을 내린다. 화력이 길지는 않지만, 자신이 무엇을 주제로 화단에 서야 하는지를 깊이 고민한 흔적이 물씬 풍기는 작품들을 감상한 시간은 행복했다.2021. 단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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