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서 칼부림 예고가... 엄마에게 호신스프레이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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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서 칼부림 예고가... 엄마에게 호신스프레이를 선물했다 칼부림 신림역 서현역 송혜림 기자

지난 3일 분당 서현역 AK몰 칼부림이 발생했던 날, 트위터를 통해 우연히 다른 이가 찍은 사건 현장 영상을 보게 됐다. 제 잘난 듯 당당하게 걸어가는 가해자의 모습보다도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마도 피해자가 내고 있을 고통스러운 절규에 숨이 턱 막혔다. "엄마, 오늘도 별일 없었지?"사건 이후 대전에 사는 엄마에게 자주 안부 전화를 걸었다. 당장 내일부터 못 볼 것 같은 사람처럼 이상한 여운이 남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이 너무 컸기 때문일까. '그저 조심하라'는 당부였지만, 그것만이라도 자주 해야 불안한 마음이 진정되는 것 같았다.

지금도 온라인에선 칼부림 예고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 다행히도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똑같이 온라인 상에서 칼부림 예고 지역들을 빠르게 확인하고 서로의 SNS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우리 엄마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칼부림 예고 글이 온라인 상에서 우후죽순 늘어날수록, 엄마가 느끼는 두려움과 무기력함도 한층 더 커질 게 분명했다. 유독 겁이 많은 우리 엄마. 일전에 행인이 별 뜻 없이 들고 있던 검정 펜을 흉기로 착각해 심장이 덜컥했다는 엄마의 일화가 떠올라 마음 한 켠이 시큰해졌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위험 상황에서 '재빨리 도망치는' 것이다. 다만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선 내가 준 스프레이와 호신술로 조금이나마 모면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 순간만큼은 내가 엄마 곁을 지켜줄 수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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