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것도 뛰는 것도 아닌 경보, '중간'이 던지는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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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별난 무용이 펼쳐진 장소는 여느 공연장과 사뭇 다르다. 번호표가 붙은 객석도, 몸짓에 집중할 수 있는 프로시니엄 무대도, 스토리의 배경이 되는 무대장치도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좌석은 뒤편에 몇 개만 깔렸을 뿐 몇몇은 사이드에 앉아서 관람한다. 티켓을 배부한 곳은 좁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쪽 구석에 마련된 접...

유별난 무용이 펼쳐진 장소는 여느 공연장과 사뭇 다르다. 번호표가 붙은 객석도, 몸짓에 집중할 수 있는 프로시니엄 무대도, 스토리의 배경이 되는 무대장치도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좌석은 뒤편에 몇 개만 깔렸을 뿐 몇몇은 사이드에 앉아서 관람한다. 티켓을 배부한 곳은 좁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쪽 구석에 마련된 접수 창구. 예약자를 확인하고 받은 팔찌는 놀이공원에서 보던 그것이다. 다시 계단을 올라 신발을 벗고, 블랙박스 스튜디오로 들어선다. 댄스플로어를 사이에 두고 디귿으로 배치된 관람 구역이 보인다. 현장에 모인 이들은 대략 50명 남짓.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공연에 대한 호기심은 상상 이상이다.

안무가의 뇌리를 스친 것은 스포츠의 한 장면이었다. 걷기와 달리기의 중간 상태인 경보. 이 스포츠는 에서 중요한 모티브가 됐다. 경보는 알다시피 달리기가 아니다. 그렇다고 걷기인가? 조금 친절하게 설명하면,"걷는 방식을 유지하면서 달리기에 다다르지 않아야 한다"라는 룰이 있다. 걷는 것도, 달리는 것도 아닌 중간 상태의 몸을 유지하는 것이 경기의 핵심이다. 규칙적인 입장에서 보면, 달리기와 걷기의 몸을 동시에 위반하는 경보는 그가 시종일관 집중해 온 '중간적 몸'이 요동치는 분야였다.그는 경보를 '느린 스펙터클'로 비유했다. 역동성을 나타내는 '스펙터클'에 어떻게 '슬로'의 개념을 붙일 수 있단 말인가. 여기서 스펙터클에 '빠른'이라는 형용사가 붙는 명제에 '우리가 왜라고 묻지 못하는지' 반문한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은 우리가 알고 있던 스펙터클 방식으로부터 탈피한다. 이것은 '뛰지 않고 걸어야' 하는 경보의 숙명을 거치지 않고 서서히 변형되는 몸을 실천한 것이다. 아주 집중하지 않으면 어떻게 변했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진행 과정에 빠져든다. 이것이 맞고 틀리냐의 문제를 논의하자는 것이 아니다. 안무가는 오롯이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느림과 빠름의 속도 변화는 무용에서 진행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과거에 일반적으로 받아들였던 무용을 되돌아보는 계기라고 여겼다.경보는 걷기와 달리기의 '중간 상태'를 유지한다. 어쩌면 반칙과 규칙의 경계선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둘 사이에서 묘한 긴장감을 안고 시종일관 같은 패턴을 유지하는 게임. 규정을 지켜야 하는 입장에서 이 반칙의 미학은 무용 판의 관람 방식과 묘하게 닮았다.

은 각자의 시각으로 공연을 중간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길 원한다. 각자 정해진 규칙을 가지고 어떻게 판단하는지 바로미터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골반을 뒤트는 무대 위에서 경보를 마주할 때, 관객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것은 또 다른 의미로 공연의 관람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공연을 보고 있을까?" 경보의 기준처럼 관객이 무용을 바라보는 과정도 그에겐 흥밋거리가 된다.은 별도의 무대장치가 필요치 않다. 무대와 무용수만 현장을 가득 채울 뿐. 과장해서 눈에 띄는 오브제라곤 공간을 채우는 소리 외엔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 오직 몸에 의존해 완성된 작품만이 이 작품의 시그니처가 된다. 그럼에도 세밀하게 움직이는 동작은 청각적 요소의 도움을 받는다. 무대의 한쪽 구석에서 흘러나오는 속삭임이나 리드미컬한 두드림에 따라 선수들은 제 몸을 맡긴다. 여기에 후반부로 갈수록 극한으로 치닫는 경보 선수의 숨소리에 그들은 몸이 좌우되고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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