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북은 독립유공자 불인정' 보훈부 논리면... 교과서도 문제 박민식_국가보훈부_장관 가짜_독립운동가 자유총연맹_기념사 친북_독립운동가_서훈_박탈 서부원 기자
"친북 인사는 독립유공자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가짜 독립유공자의 서훈을 박탈하겠다는 박민식 국가보훈부장관의 생뚱맞은 방침에 한 아이가 조롱하듯 말했다. 독립유공자 서훈의 영예와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라는 명분에 아이들조차 콧방귀를 뀌는 형국이다. 가짜 독립유공자 선별 기준이 고작 '친북 성향 여부'라는 게 황당하다는 이야기다.
일제에 맞선 공산주의자들의 저항이 워낙 거세어, 그들을 색출해 처단하기 위해서 일제가 만든 법이 1925년에 제정된 '치안유지법'이다. 일본에서 공산주의자들을 탄압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식민지 조선에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당시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학살하고 조선공산당을 여러 차례 강제 해산시킨 악법 중의 악법이다. 백 보 양보해서 그의 말은 일제강점기 공산주의 독립운동은 문제 삼지 않겠지만, 해방 후 좌익 계열에 섰다면 독립운동 이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거다. 공산주의자로서 독립유공자로 대우받으려면 해방 후 좌익에서 우익으로 '변절'해야 한다는 뜻일까. 미소 냉전과 극심한 좌우 대립 속에 그들에게 해방은 또 다른 시련일 뿐이었다.
'친북' 성향의 가짜 독립운동가 색출에 혈안이 된 지금, 해방 직전에 세상을 떠난 이육사와 홍범도 등이 차라리 복을 받았다고 해야 할 성싶다. 두 분은 온 국민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독립운동가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그런데 만약 그들이 해방 후에 살아 있었다면, 미군정의 실정과 이승만 정권의 반민족적 작태에 맞서 싸웠을 게 틀림없다. 몇 해 전, 한 독립유공자는 죽어서 국립현충원에 묻히지 않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독립운동가를 때려잡던 친일파들이 버젓이 국립현충원의 맨 윗자리를 차지한 현실에서 그들 곁에 묻히는 게 수치스럽다고 말했다. 훈장이라고 별반 다를 것도 없다. 정년퇴직을 앞둔 한 선배 교사는"온 사회가 수십 년 전으로 퇴행하고 있는 마당에, 윤석열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훈장증은 차마 받지 못하겠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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