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 '응, 잘 지내' 하찮은 대화에서 빚어지는 인생 컨버세이션 인생 관계 김덕중 대화 김형욱 기자
은영, 명숙, 다혜가 오랜만에 은영네 모였다. 이런저런 말이 오가는 와중 대화의 주제는 프랑스 파리 유학 시절이다. 그들은 예전 파리에서 함께 유학을 했더랬다. 지금은 은영만 결혼해 아기를 낳았고 명숙과 다혜는 솔로다. 그럼에도 대화는 구심점 없이 겉도는 것 같다. 이후 시공간이 달라져, 은영이 파리로 떠날 때 공항으로 향하는 택시 안의 대화, 파리에서 은영과 다혜의 대화가 등이 이어진다.
은영과 승진의 대화가 이어진다. 우연인 듯 필연인 듯, 커피숍에서 극장 안에서 산에서 오랜만에 만났다는 그들이 대화를 한다. 그 어느 대화보다 의미가 없는 것 같은데, 그 어느 대화보다 실속이 많고 중요한 대화인 게 분명하다. 정황상 그들은 이후 결혼해 아이를 낳으니 말이다. 따로 또 같이 한 명, 두 명, 세 명이 나누는 대화의 파편을 따라가 보자.김덕중 감독은 데뷔작 을 통해 대화조차 어려워 관계를 진척시키기 힘든 이 시대 청춘의 답답한 현실을 그리며 주목 받았다. 얼마나 제대로 보여줬으면, 상당수 관객이"대사를 알아듣기 힘들다"는 후기를 남겼을까. 감독이 영화로 하고 싶은 말을 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은 일종의 도구였지 않나 싶다.
40대 여자 셋과 남자 셋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바, 한데 모여 대화를 나누면서 일이 벌어지는 서사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이라든지 같은 느낌 말이다. 그런데 무대인사에서 주연배우들이 신신당부했듯 영화는 그런 소소한 기대를 무참히 저버린다. 생각지도 못한 형태 그리고 시공간으로 이어지며 대화의 텍스트 아닌 콘텍스트에 집중하게 한다.은 제목에 충실한 영화다. 시종일관 1인, 2인, 3인의 대화가 따로 또 같이 이어진다. 처음엔 대화의 텍스트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무슨 말을 하는지, 어떤 의도인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말이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집중하기가 힘들어진다. 그 자체로 별 의미를 갖지 않는 대화가 부지기수이기도 하지만, 대화의 이면을 들여다봐야만 오히려 대화를 제대로 아는 겅우가 있기 때문이다.
무슨 대화인지보다 왜 그런 대화를 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진다. 그들이 각자 어떤 삶을 살아 왔는지, 서로 어떤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역설적으로 대화의 콘텍스트를 예측해 보고 짚어가면 대화의 텍스트에 집중하게 된다. 전체를 파악하는 데는 텍스트보다 콘텍스트를 우선적으로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다.은 굉장히 파편화된 대화 그리고 관계들이 비선형으로 뻗어 나가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더군다나 롱테이크 대화신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여 연출이나 각본이 아닌 연기와 편집에 힘이 쏠렸을 것 같은데,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이를테면 애드리브는 없다시피 하고 각본대로 충실히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철저히 연출된 상황에 맞게 연기를 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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