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해도 막막, 불우한 유년 시절, 번아웃... 다양한 우울을 겪는 사람들
최근, 뉴스 기사를 보던 중 이런 제목의 기사가 눈에 띄었다. '우울증 환자 100만명 시대… 20대 여성 가장 많아'. 기사를 보니 문득 간만에 만난 고등학교 친구들 모임에서 나눴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다들 피곤한 목소리, 지친 모양새였다. 주변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솔직하게 묻고 들어 모은 3인의 소중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지인들 사례를 익명화해서 싣는 것이며, 모두 기사화하는 데 동의했음을 밝힌다. 라는 책이 대형 서점 서가를 점령하던 시기, 당시 20살이던 H는 '뭐 저런 제목이 다 있담' 하고 콧방귀를 뀌었었다. 재수에 성공했고 원하던 대학에 입학했으며 과외로 주머니까지 두둑한 때였다. '아- 중간고사 망했어'가 최대의 투정이던 그때, H는 떡볶이는 먹고 싶었으나 죽고 싶지는 않았다.
최근 H는 완성된 또 다른 자기소개서의 맞춤법을 검사하며 '내딛을 것'이라는 문장을 잘못 썼음을 발견했다. '내디딜 것입니다'로 수정하며 H는 생각했다. '이젠 이런 단순 맞춤법도 틀리는구나...' H가 뭔가 이상함을 감지한 것은 라면을 끓이던 날이었다. 가족과 함께 먹기 위해 라면 2봉지와 물 1L를 넣고 끓이던 중 물이 넘쳤다. 그냥 닦으면 되는 거였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왜지. 정량대로 넣었는데… 뒤늦게 한강이 된 부엌을 본 엄마가 '아이고, 저기로 가 있어' 하며 현장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엄마의 뒷모습을 우두커니 서서 지켜보던 H의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고 한다.이젠 라면 하나도 제대로 못 끓이는 바보가 됐다는 생각에 눈에서 펑펑 눈물이 났다. 무언가 아주 약해졌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건 라면 두 개잖아! 넌 라면 하나는 잘 끓여!' 하는 엄마의 말에 제정신이 돌아온 H는, 라면을 먹고난 뒤 검색했다. 경증 우울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U가 자신이 우울증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은 17세의 일이었다. 진단은 20살에 받았다. 미성년자가 정신과를 가기 위해서는 법적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26세의 U는 취업도 하고, 취향도 알아가고, 새로운 취미도 생겼다. 여름이면 카메라와 함께 출사를 나가기도 하고, 겨울이면 오래된 친구들과 함께 밤조림도 만든다. 지금 U는 외국의 어느 한 카페에 앉아 고즈넉함을 즐기고 있다. 앞으로도 고즈넉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갈 것이다, 우울증을 친구처럼 달래가면서.G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난, 발랄하고 쾌활한 사람이었다. 같이 있으면 편안한 사람. 그래서 '사실은 제가 가끔 우울한 날이 있는데요...'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만드는 사람. 내 고민을 들은 G의 반응은 뜻밖이었다.당신이? 어쩌다가? 묻는 게 실례인 줄 알면서도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했다. G는 우울증을 본 적도, 스쳐본 적도 없는 사람 같았기 때문이다. G는 우울증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United States Latest News, United States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영화 반값에 뮤지컬까지... 여기선 가능합니다부산, 대전, 서울 거쳐 옥천군민 되다... 작지만 알차게 살고 있어요
Read more »
'사람답게 살고 싶다'... 국감장 숙연케 한 환자의 호소[국감-보건복지위] 강은미 "약, 너무 비싼 관세"... 파킨슨병 지원대책 마련 촉구
Read more »
[날씨] 일교차 커지며 단풍 확산...주말 요란한 비 뒤 가을 추위[앵커]일교차 큰 날씨가 이어지며 단풍전선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강원도 설악산에 이어 치악산과 한라산 등 내륙 곳곳에서 첫 단풍이 관측되고 있습니다.오...
Read more »
[날씨] 일교차 커지며 단풍 확산...주말 요란한 비 뒤 가을 추위[앵커]일교차 큰 날씨가 이어지며 단풍전선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강원도 설악산에 이어 치악산과 한라산 등 내륙 곳곳에서 첫 단풍이 관측되고 있습니다.주...
Read more »
[책에서 건진 문단]닉슨의 젓가락질과 샥스핀의 퇴출···‘중국요리의 세계사’※‘책에서 건진 문단’(책건문)은 경향신문 책 면 ‘책과 삶’ 머리기사의 확장판 이름입니다. ...
Read more »
[자막뉴스] 하마스 코앞 침투도 몰랐다...단숨에 무력화 시킨 '이것'은동시다발적 미사일 공격에 이어, 하마스 대원들의 무차별 공격이 펼쳐집니다.병사를 태운 픽업트럭이 장벽을 넘어 마을에 진입한 뒤, 주거지 수색이 일사불란하...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