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 등반 중 확보(암벽 등반 중 장비를 사용해 안전하게 자리를 잡거나 다른 대원이 등반을 안전하게 등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행위) 방법의 하나인 ‘쿼드 앵커 시스템’은 최근에 개발됐다. 양유석 교무는 '전문적인 등산 교육은 기초반-정규반-암벽반(정규반 시즌이 가을이면 설상반)-설상반(정규반 시즌이 가을이면 이듬해 암벽반)으로 이어지는데, 그 단계를 밟아 현재의 암벽반에 온 사람들도 꽤 있다'고 말했다. 정규반-설상반을 거친 그는 '기술과 지식을 배우기도 하지만, 강사에 대한 신뢰와 프로그램의 안전성을 고려하고 있다'며 '다른 등산학교 교육생들도 자신의 등산학교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하더라'고 전했다.
산에는 섭씨 34도의 폭염이 두르고 있었고, 95%의 습도가 에워싸고 있었다. 차라리 뜨끈한 물속이었다. 7조 사람들은 허우적거리는 것처럼 보였다. 작렬하는 햇빛에 바위가 달궈졌다. 마치 프라이팬 같았다. 7조 사람들은 바위 열을 피하느라 춤추는 것처럼 보였다.그 산은 ‘호남의 금강’이라 부르는 대둔산. 지난 14일 코오롱등산학교 암벽반 39기 7조 5명은 전족 같은, 발을 꽉 깨무는 암벽화를 신고 대둔산의 가파른 화강암을 꼭꼭 밟고 있었다. 강경은씨가 말했다, “죽을 것 같다”고. 그러면서 “즐겁다”라고도 했다. 뜨끈한 물속 같은 날씨와 프라이팬 같은 바위에서 이들은 자학과 쾌락을 탐미하고 있는 것일까. 이들은 왜 한여름의 암벽에 함께 매달리고 있었을까. 코오롱등산학교 암벽반을 통해 등산학교를 들여다보기 위해 중앙SUNDAY가 이들과 덩달아 함께했다.이런 대답까지 원하지는 않았다. 조지 맬러리가 영국의 에베레스트 3차 원정을 앞두고 했다는 명언이지만, 클리셰이기도 하다.
그런데, 1조·2조도 아니고 머나먼 7조다.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코등 암벽반은 1~4조가 경험자, 5~7조가 입문자로 구성됐다. 12일에 ‘테스트’를 거쳐 조 편성이 이뤄졌다. 마지막 조가 7조였다. 양유석 교무는 “단계별, 맞춤형 교육을 위한 편성인데, 경험자라도 자신이 기본부터 착실히 배우고 싶어 입문자 조로 자청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지난 8월 11일부터 17일까지 전북 완주군 대둔산에서 열린 코오롱등산학교 암벽반 39기 교육에 사용된 교구. 바위 모양 그대로 만들어 암벽 장비를 어떻게 설치하는지 이해를 돕도록 했다. 김홍준 기자
7조 사람들은 술렁였다. 2일 암벽반 오리엔테이션 때였다. ”교육 내용을 미리 찾아봤고, 지식적인 면보다 두려움 극복이 과제였다“고 강주호씨가 말했다. 김선화씨도 “고도의 멘탈이 필요할 것 같더라”고 했다. 강경은씨도 “동네 실내암장에서 벗어나니 힘들 것 같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세 명은 “그런데 되더라”고 입을 모았다. 양유석 교무는 “무경험자라도 충분히 교육 과정을 수료할 수 있다”며 “문제는 의지”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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