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할리우드 장사가 신통치 않은 이유는 이렇습니다.\r아바타 슬램덩크 일본
전 세계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이 1위로 등극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 일본에서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할리우드 영화가 유독 일본에서는 수년째 맥을 못 추고 있다"고 보도하며 그 이유를 분석했다.지난 주말 일본 박스오피스 1, 2위는 각각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스즈메의 문단속'이 차지했다. 모두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3일 개봉한 '슬램덩크'는 3주 연속 1위로 보름 만에 40억엔가량 벌어들였다.
반면 '아바타2'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직접 찾아 홍보하고 역대 최다 스크린에서 개봉했음에도 3위에 머물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당초 기대보단 못하지만 각국에서 1위로 순항 중인 대작임을 고려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2009년 '아바타1'이 156억엔을 벌어들이며 일본 역대 흥행 영화 11위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더욱 초라하다."'슬램덩크' 깜짝 선전 아니다"...최근 할리우드 영화 인기 줄어 단지 '슬램덩크'의 깜짝 선전이 아니다. 일본 극장가에서 미국 영화의 수익은 최근 몇 년째 하락 중이다. 수퍼히어로 블록버스터도 '어벤저스' 시리즈 이후로는 시들하고, 디즈니 애니메이션 역시 '겨울왕국' 이후로는 존재감이 미미하다. 덩달아 할리우드 배우들의 인기도 줄어들었다.
할리우드의 고민은 깊다. 일본 영화 시장은 중국, 북미 다음으로 큰 세계 3위 규모라서다. 미국과 패권 경쟁 중인 중국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종종 미국 영화 개봉을 금지하는 걸 고려하면 일본 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그렇다면 검열도 없고, 스크린쿼터제처럼 자국 영화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도 없는 일본에서 할리우드 장사가 신통치 않은 이유는 무얼까. 오로지"일본 콘텐트의 질적 향상" 덕분이란 것이 블룸버그통신의 분석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애니메이션의 힘'이다."23조원 규모 시장"...양과 질 압도하는 고품질 애니메이션의 힘 '오타쿠의 나라' 일본에선 애니메이션이 영화업계의 전통 강자로 군림해왔지만 2000년대 초부터 약 10년 동안은 침체기였다. 경기 침체와 세대교체가 되지 않는 업계 내부의 문제 때문이었다.
덕분에 올해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수익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흥행 영화 상위 5개 중 4개 작품이 모두 애니메이션이다. 할리우드 영화 중에선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 매버릭'만 5위 안에 들어 체면치레했다.그러나 콘텐트업계 투자가 너무 애니메이션에만 집중되고 있단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흥행 압박 때문에 망가로 '보증'된 영화만 제작되는 경향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슬램덩크' 역시 1990년부터 잡지에 연재돼 세계적인 인기를 끈 작품이 원작이다. 재팬타임스는"애니메이션 업계 종사자들이 과로에 시달리는 등 처우가 개선되고 있지 않는 것도 큰 문제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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