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고 박박 기라'는 고객에게 겨우 한마디 했습니다 가스점검원 서울도시가스 비정규직 비정규여성노동자 김윤숙
처음 가스점검원 일을 시작한 건 IMF위기가 끝나고 나서였다. 남편이 건설쪽 종사자로, IMF위기 때 아예 일을 중단해야 했다. 언제든 누구든 쉽게 말하는 "할 게 없으면 '노가다'나 하지"조차도 통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그런 순간이 아니고서야 힘든 때가 훨씬 많은 일이다. 날씨, 업무량, 그리고 할당량을 채워야 한다는 압박, 고객들의 하대, 계단 낙상 사고, 개 물림 사고. 이것뿐일까. 송달도 하다 보면 어깨도 아프고, 비 오면 미끄러지기 일쑤고, 납부 기한이 있는 고지서는 빨리 전달해야 하니 시간에 쫓긴다. 이렇게 일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강박도 생겼다.'신입' 딱지를 막 떼고 나서였을까? 점검을 늦게까지 하다 보니 오후 9시에 방문해 점검한 일이 있었다. 고령의 고객이 "지금 잘 시간인데 왜 벨을 눌렀느냐" 하고 호통을 쳐 눈물 쏙 빼고 온 적이 있었다.
한 번은 업무용 휴대전화로 점검 일정을 잡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파자마 입은 자기의 가랑이 사진을 보내오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당황스러운 사진을 받고서 침착할 수 없는 상황에도, 일반 기업처럼 이런 일이 있다고 점검을 안 할 수가 없는 직업의 특성상 방문을 해야만 한다. 오늘 안 간다면 내일 가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한 번은 관리자한테 "가구 담당자가 바뀔 수도 있고, 신축 아파트 입주 시에는 담당자 지역 이동도 있으니 세대의 특이사항을 좀 취합해서 다음 점검 담당자가 알 수 있게 해주면 좋겠어요"라고 했더니 "고객의 개인정보보호를 보호해야 한다"며 거절했다. 모든 고객의 정보를 알려달라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주의해야 할 가구들만 모아 리스트를 만들자는 것이었지만 역시나 안 됐다.
정확히 말하자면 점검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2인 1조' 근무를 간절히 원하지만 요구하지 못하는 것이다. 2인 1조 근무가 시행되면 1인의 인건비가 고스란히 시민들의 가스요금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2인 1조 근무가 어렵다면 적어도 격월 검침이나 1인 할당량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United States Latest News, United States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야당, 윤 대통령 시정연설 혹평 “반성한다더니 변한 게 없다”민주 “국민 고통에 대안 없는 맹탕”...정의 “윤 대통령, 이태원·채상병에 말 한마디 보태지 않아”
Read more »
‘종합격투기 홀릭’ 저커버그, 격투기 연습 중 무릎 부상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3일(현지시간) 종합격투기 연습 경기를 하다가 무릎 인대가...
Read more »
브레이킹 댄서 ‘홍텐’ 김홍열 “춤만 추며 살던 내가 폐회식 기수까지…영광”전설적 춤꾼…38세로 비보잉선 많은 나이와 무릎 부상에도 시상대에‘도봉구청팀 소속’ 생활 안정...
Read more »
6대 택시 호출 플랫폼, 불공정 약관 운영하다 적발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택시 호출 플랫폼들이 피해 발생 시 고객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불공정 약관을 운영해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공정거래위원회가 카...
Read more »
'전산장애도 책임 없어'...택시 플랫폼 불공정 약관 수두룩[앵커]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택시 호출 플랫폼들이 고객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불공정 약관을 운영해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심지어 서비스에 필수적인 ...
Read more »
'전산장애도 책임 없어'...택시 플랫폼 불공정 약관 수두룩[앵커]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택시 호출 플랫폼들이 고객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불공정 약관을 운영해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심지어 서비스에 필수적인 ...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