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기] 제44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새벽 5시 반 눈을 떴다. 토요일이지만, 늦어도 6시 50분까지는 학교에 도착해야만 한다. 다섯 명의 아이들을 인솔해 국립 5.18 민주묘지에 가기 위해서다. 우리를 초청한 국가보훈부에서 픽업을 위해 버스를 보내준다고 했다. 오전 7시까지는 도착해야 한다는 언질을 받은 터다.
행사 시작 거의 세 시간 전인데도 정문은 경계가 삼엄했다. 소지품 검색 절차는 공항의 그것과 비교조차 안 될 만큼 촘촘했다. 숱하게 해외를 다녔지만, 이번처럼 금속탐지기가 살갗을 긁는 느낌은 처음이었다. 입장 카드와 비표를 교환한 뒤 드디어 기념식장에 들어섰다. 아이들의 수업 결손 문제를 당사자나 학교가 아닌, 시교육청과 협의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더니, 전가의 보도처럼 국가 주관 행사라는 말만 되뇌었다. 해당 아이들은 모두 학생회 임원으로 교내 5.18 추모 행사도 주관해야 한다며 통사정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아이들의 수업권이 국가보훈부와 시교육청의 '위세'에 눌려 침해당한 셈이 됐다.
정치인들의 이름을 연호하고 파이팅을 외치는 사람들의 소란 속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잔잔하게 흘러나왔다. '팬덤'의 환호를 앞세운 그들의 이름과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죽어간 5.18 영령들의 모습이 겹치는 그로테스크한 순간이었다. 그걸 지켜보는 유족들의 마음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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