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밖의 엄마들: '나는 탈북민이자, 싱글맘입니다' 아이를 혼자 키우거나 중국이나 북한에 자녀를 두고 온 탈북 여성들은 정신적・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씨에겐 '학교'를 찾는 일부터 쉽지 않았다. 탈북 청소년을 위한 학교는 많지만, 만 24세가 넘은 탈북민이 입학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험을 봤을 때가 29살이었어요. 마음이 급해지더라고요. 지난 몇 년 동안 뭘 했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되게 좌절했어요. 중국에서 아이도 못 데려오고, 한국에서 자리도 못 잡고…"이씨는 남편이 1억원이 넘는 큰돈을 사기당하면서 결혼 생활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 상의 없이 큰 돈을 대출 받은 남편에 대한 야속함과 불어나는 이자와 원금을 갚아 나가야 한다는 막막함을 느꼈다.이씨는 결국 3년 전 이혼했다. 양육비는 법원의 지급 판결 후에도 전 남편과 연락이 끊겨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저는 북한에서 힘들게 와서 가난하게 살면서 해보고 싶은 거 못 하고 이렇게 성인이 돼버렸어요. 하지만 아이만큼은 한국에서 태어났으니까 마음껏 누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 엄마는 북한에서 왔지만 아이를 저렇게 잘 키웠구나' 이런 소리 들을 수 있게 건강하고 남부럽지 않게 키우고 싶어요."국내 탈북민 한부모 가정 통계는 따로 없지만, 전문가들은 다른 여러 통계를 미루어 볼 때 미혼모나 싱글맘의 수가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탈북여성들은 중국에 자녀 두고 온 것이 수치라고 생각해서 공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숨긴다고 해서 괜찮다는 건 아니에요. 트라우마, 우울증 등으로 고통받아요. 저도 처음 한국 왔을 때 한동안 소리 내 울지 못했어요."무엇이 개선돼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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