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나의 스승] 학교는 지금 흡연과의 전쟁
오늘도 숨어서 담배 피우다 걸린 아이들이 여럿 붙잡혀 왔다. 근래 들어 하루가 멀다고 담배와 라이터가 접수될 만큼 익숙한 풍경이다. 아이들 입에서조차 '식후흡연'이라는 말이 고사성어인 양 회자하고 있다. 어느새 담배는 아이들의 '기호품'이 돼 버렸다.
몇몇 '골초' 아이들의 전언에 따르면, 지금 또래 친구들 서넛에 한 명은 담배를 피운다고 한다. 과거에는 '센 척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도구였지만, 지금은 친구들끼리 화기애애한 대화를 위한 매개체란다. 심지어 담배 맛까지 품평하는 경우가 있단다.얼마 전 시내버스 기사님에게 항의 전화가 걸려 왔다. 교정 곳곳에 CCTV를 설치하고 일과 중 단속을 강화하니, 아이들이 학교 밖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일종의 '풍선 효과'다. 아닌 게 아니라, 버스 정류장뿐만 아니라 교문 밖 곳곳이 아이들이 버린 담배꽁초투성이다.대답은 그렇게 하지만, 말뿐이라는 건 전화를 건 기사님들도 모르진 않는다. 실상 수업하다 말고 교문 밖으로 뛰어나갈 수도 없고, 하굣길 '우범 지대'를 순찰할 인력도 없다. 조회나 종례 때 담임교사가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워선 안 된다는 훈화 한 번 더 건네는 게 고작이다.
"모여서 담배를 피우는 아이들이 기사님과 주변 지인들의 아들이나 조카일 수도 있습니다. 내 자녀라 생각하고 따끔하게 나무라주시면 안 될까요? 교사만 다그칠 게 아니라 같은 기성세대로서 책임과 역할을 분담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교육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한편, 공공장소 등에서 담배를 피우는 아이들이 있다면, 곧장 경찰에 신고하도록 요구하는 게 낫다고 말한다. 일과 시간도 아닌 데다 교문 밖 아이들의 일탈 행위까지 학교에 책임을 묻는 게 온당하냐는 거다. 매번 죄인처럼 머리를 조아리다 보니 어느새 학교가 '욕받이'가 됐다고 한탄했다.
적발된 아이들이 너무 많아, 이러다 1년 내내 교문에서 캠페인 활동이 이어질지도 모르겠다. 땡볕에 벌을 선 뒤 교실로 돌아가는 길, 홧김에 담배를 피웠다는 '무용담'을 자랑삼아 늘어놓는 철부지도 있다. 캠페인은 어디까지나 벌일 뿐, 금연 교육일 수 없다는 걸 새삼 절감한다.사흘째 캠페인 활동을 벌이고 있는 '골초' 아이에게 농을 걸듯이 물었다. 그는 단 1초의 주저함도 없이 두 가지 해법을 제시하면서 이 둘 외에는 백약이 무효라고 잘라 말했다. 하나는 담뱃값을 크게 올리는 것, 다른 하나는 일과 중 체육 시간을 대폭 늘리는 것을 손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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