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무인기·러 전투기 흑해상공 '아찔한 충돌'…긴장 고조되나(종합)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우크라이나를 두고 사실상 대리전을 벌이고 있는 양국의 대립각이 이번 일로 더 증폭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그러나, 한편으로는 미국과 러시아측 모두 더 큰 갈등으로 번지는 것은 경계하는 듯한 모습이다.AP 통신과 미 CNN 방송 등 보도를 종합하면 양측의 충돌은 이날 오전 이른 시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접경지대이자 '푸틴의 성지' 크림반도 서쪽인 흑해 상공에서 발생했다.SU-27 전투기들은 드론에 접근한 상태로 30∼40분간 주변을 선회하면서 드론 위로 연료를 뿌려댔으나, 양측 사이에 통신이 오가지는 않았다.MQ-9에 부딪힌 기체를 비롯해 러시아 측 전투기 2대도 손상을 입고 추락할 뻔했으나 착륙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다.
MQ-9 리퍼는 날개폭만 20m에 이르는 대형 무인기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수시로 작전을 수행했고, 헬파이어 미사일 등 정밀 타격이 가능한 무기 장착도 가능하다. 가격은 대당 3천200만달러 정도다.◇ 추락 원인 놓고 '네탓'…미"러가 근접위협비행" vs 러"미 급기동 때문"반면, 러시아는 자국이 지정한 출입금지 구역이 침범된 데 따른 대응으로 전투기를 출동시켰으나 실제 충돌은 없었다고 맞받아쳤다.미국은 필요할 경우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까지도 공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러시아 국방부는 미군 드론이 국경 근처를 비행하다가 러시아가 출입금지 구역으로 지정한 곳을 침범했고, 이에 러시아군 전투기를 동원했다는 입장이다.
또 전투기들이 실제 무기를 사용하지는 않았고, 드론과 충돌하지도 않았다며"미국 무인기가 '날카로운 기동'을 한 탓에 통제불능의 상태에 빠졌고, 얼마 후 수면에 충돌했다"고 주장했다.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직접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지속적인 군사지원 의사를 밝힌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사건으로 미국과 러시아 두 강대국간 대치가 직접적인 갈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CNN은 전망했다.양측은 충돌 사실이 알려진 직후부터 책임 소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면서도 행여 갈등이 확산할까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다.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관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 당국자들이 안토노프 대사와 만나 러시아가 국제공역에서 미국의 자산 근처를 비행할 때 더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커비 소통관은 또한 미국의소리 인터뷰에서"우리가 흑해 상공에서 비행하거나 작전하는 것을 막거나 단념시키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면, 이는 실패할 것"이라며"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안토노프 대사는 초치돼 미 국무부에 들어가서는 이번 사건을 미국 측의 도발로 규정하며 각을 세웠다고 로이터 통신이 러시아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화면을 뒤로 하고 연설 중이다.이번 사건과 관련해, 영국 일간 가디언은 러시아군이 종종 사용하는 '강압적 신호'가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압적 신호란 상대방에 영향을 주되 실제 무력 사용까지는 못미치도록 고안된 군사적 행동을 가리킨다.
미 싱크탱크 랜드코퍼레이션은 2021년 수십건의 근접 사례를 살펴본 결과 러시아군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상황에 대해 이런 강압적 신호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며"여러 방법을 써버린 후에는 이런 신호가 더 위험하고 전문적이지 않은 것이 돼버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CNN은"민감한 감시 기술이 러시아의 손에 넘어간다면 미국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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