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NCIAL TIMES 제휴사 칼럼] 자유에서 멀어지는 인도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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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인도는 '자유롭지 못한 민주주의' 국가다.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대통령은 미국의 정치 저널리스트 파리드 자카리아가 고안한 이 같은 표현을 통해 자국의 민주주의를 빗댄 바 있다. 미국 싱크탱크 '프리덤 하우스'는 인도의 민주주의가 헝가리와 동일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양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평가는 세부 항목에서 다르게 나타났다. 정치적 권..

오늘날의 인도는 '자유롭지 못한 민주주의' 국가다.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대통령은 미국의 정치 저널리스트 파리드 자카리아가 고안한 이 같은 표현을 통해 자국의 민주주의를 빗댄 바 있다. 미국 싱크탱크 '프리덤 하우스'는 인도의 민주주의가 헝가리와 동일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양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평가는 세부 항목에서 다르게 나타났다.

인도의 정치가 자유주의에서 멀어질수록, 정부의 효율성은 높아지고 있다. 세계은행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집권 이후 '정치적 안정과 폭력의 부재' '규제의 질' '정부의 효율성' 등의 지표에서 인도의 위상이 개선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 참여 및 책임성'과 '법치' 지표에서는 후퇴했다. 모디 내각은 이전 정부보다 강압적이고 효율적인 행정을 추구한다. 힌두 민족주의자들의 이 같은 관점은 대학과 싱크탱크, 언론의 비판적 목소리를 억압하는 행정적·법적 제재를 정당화한다. 인도 정부는 저술, 연설, 소셜미디어 게시물, 문헌 등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개인을 테러 집단으로 규정할 수 있다. 인도의 작가 라훌 무케르지에 따르면 2015년 이래로 자격 등록이나 갱신을 거부당한 시민사회 단체는 약 1만7000곳에 이른다.

그러나 민주주의적 권리는 그 자체로 배를 채워주거나 일자리를 창출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희망적인 소식이 있다. 유엔개발계획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21년까지 인도인 4억1500만명이 '다원적 빈곤' 상태에서 벗어났다. 같은 기간 빈곤율 역시 55%에서 16%로 줄었다. 가장 가난한 지역과 연방 자치령에서 가장 급격한 개선이 이뤄졌다. 이에 대한 모디 정권의 공로만큼은 인정받아 마땅하다.그러나 아쇼카 모디가 지적한 바와 같이 인도 취업률은 여전히 낮다. 인도의 저조한 여성 경제 참여율은 주요 실패 사례로 손꼽힌다. 또 인도 인민당 집권 이후 경제성장률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광범위한 디지털화 정책인 '인디아 스택'과 복지수당의 직접 분배 정책은 만모한 싱 총리 재임 당시 인도 정보기술 업체 '인포시스'의 공동 창립자였던 나단 나일카니가 고안한 국민 ID 번호 할당 프로젝트에서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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