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짓값 또 폭락] ①1년새 값 '반토막'…전국 곳곳에 폐지 20만t 쌓였다
한국환경공단이 관리하는 1만2천여㎡ 규모의 비축창고 두 곳에는 수도권 등에서 넘어온 광고지와 컵라면 용기, 동화책, 선물 포장지, 택배 상자 등 다양한 종이를 압축해 만든 약 1.2m 크기의 폐지 더미 수백 개가 4∼5m 높이로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축구장 면적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이곳에 보관된 폐지량은 9천t에 달한다.창고 뒤편으로 들어갈수록 습하고 쿰쿰한 곰팡내가 코를 찔렀다. 지난여름 장마철에 들어온 폐지가 아직도 배출되지 못한 탓이다.현장 관계자는"지금까지는 2018년 당시 발생한 폐지 수거 대란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창고를 인수해 본격적으로 운영한 지난 7월 이래 이처럼 폐지가 많이 쌓인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지난 10월 환경부는 폐지 압축장과 제지공장 등에 쌓인 폐지를 경기 양주와 안성, 대구 등 전국 6곳의 공공 비축창고로 이동시켜 1만9천t을 저장하기로 했다.
문제는 세계적인 불황 등으로 종이 수요가 줄어들면서 제지 공장이 더는 압축장에서 폐지를 사갈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폐지 압축장과 제지 공장 사이에서 일종의 동맥경화가 생긴 셈이다.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국내 제지회사의 폐지 재고량은 14만4천t에 이른다. 공공 비축창고로 넘어간 물량을 제외한 수치임에도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천t 더 늘어났다.이처럼 제지공장과 압축장, 공공 비축창고에 쌓인 전국 폐지 재고량은 20만t이 훌쩍 넘는다.서울과 경기 고양 경계선 부근에 있는 한 폐지 압축장에 쌓인 폐지들. [촬영 이상서]그러나 이 압축장에 모이는 하루 폐지량이 80∼100t에 이르는 만큼 다시 쌓이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걱정했다.차 씨는"한창 시장이 활성화될 때는 일주일에 한 번씩 수출했는데 10월에는 단 한 번에 그쳤다"며"국내에서 폐지를 다 소비하지 못하는 만큼 수출이 막히면 폐지가 쌓이고 가격도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7년째 폐지 등을 모아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그는"오전 4∼5시에 일어나 동네 곳곳을 돌면서 폐품을 수거해도 만 원짜리 한 장 손에 쥐기가 어려워졌다"며"여름철만 해도 3만 원은 넘게 벌어갔는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서울 망원동에서 고물상을 운영하는 이명규 씨가 폐지 수거 노인이 들고 온 재활용품의 무게를 달고 있다. [촬영 이상서]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고물상을 운영하는 이명규 씨는 손수레에 폐지 등 재활용품을 싣고 온 한 노인에게 1천 원짜리 한 장을 건넸다.50년 넘게 재활용 업체를 해온 그는"최근에는 우리 마진율을 깎아가면서 돈을 주고 있다"며"이제는 폐지 들어오는 게 겁날 정도"라고 털어놨다. 고물상 한편에는 지난 장마철에 들어온 신문지와 택배 상자 등이 2m가량 쌓여있었다.
7년째 서울 광흥창역 근처에서 재활용 업체를 운영하는 강모 씨도"8∼9월께 이미 마진이 남지 않을 정도로 폐짓값이 곤두박질쳤다"며"여기서 가격이 더 내려가면 4∼5년 전처럼 고물상들이 폐지 수거를 거부하는 '폐지 대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혀를 찼다.홍수열 소장은"폐짓값 하락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측"이라고 전했다.[촬영 이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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