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쿠팡이 '와우' 멤버십 가격을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한 이후 유통업계에선 때 아닌 멤버십 전쟁이 벌어졌다. 네이버·신세계·롯데 등이 잇달아 멤버십 가격을 인하하거나 기간 한정 무료 이벤트를 내놨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절대 강자 쿠팡이 단번에 50% 넘게 가격을 올렸으니, 이탈하는 소비자들을 잡겠다는 노림수다. 하지만 유통업체들이..
지난 4월 쿠팡이 '와우' 멤버십 가격을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한 이후 유통업계에선 때 아닌 멤버십 전쟁이 벌어졌다. 네이버·신세계·롯데 등이 잇달아 멤버십 가격을 인하하거나 기간 한정 무료 이벤트를 내놨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절대 강자 쿠팡이 단번에 50% 넘게 가격을 올렸으니, 이탈하는 소비자들을 잡겠다는 노림수다.
하지만 유통업체들이 내놓은 멤버십 가격 인하 방안을 꼼꼼히 따져 보면 실상 조삼모사에 가깝다. 신세계는 '유니버스' 멤버십의 연회비를 종전 3만원에서 5월 한 달 동안 4900원으로 84% 낮춘다고 홍보했다. 유니버스 멤버십은 원래 3만원의 회비를 내면 곧바로 3만원을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적립금으로 돌려준다. 4900원으로 낮추는 대신 기본 적립금도 같은 수준으로 줄였다. 롯데홈쇼핑의 유료 멤버십 '엘클럽'도 마찬가지다. 5월 한 달간 연회비를 3만원에서 9900원으로 67% 인하한다고 했지만, 회비 결제 시 주던 적립금을 기존 3만원에서 1만원으로 낮췄다. 이용자 입장에서 손익을 따져 보면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는 셈이다.
네이버는 유료 멤버십인 '네이버 플러스' 신규 이용자에게 3개월 무료 이용 혜택을 준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선 요즘 불만이 많다. 멤버십 이용자들에게 제공했던 최신 영화 1편 무료 서비스를 지난해 말에 없앴고, 대안으로 여겨졌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 구독도 프로야구 경기나 인기 프로그램 관람을 위해서는 유료 업그레이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유통기업들이 최근 내세운 멤버십 개편은 소비자의 실제 효용을 높였다기보다는 마케팅 구호에 가깝다. 유통기업들의 진짜 고민은 의미 없는 멤버십 가입자 수 부풀리기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고객이 실제 돈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쿠팡이 적립금 환급 없이도 매월 이용료를 내는 고객 1400만명을 확보한 것은 필요한 물건을 주문하면 횟수 제한 없이 다음 날 바로 받을 수 있는 배송 혁신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다만 고물가로 소비자들이 힘든 상황에서 멤버십 가격을 급격히 올린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만약 기존 서비스에 월 이용료가 8000원 안팎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하는 월 9900원짜리 울트라 멤버십을 내놨으면 어땠을까. 아마도 구독플레이션으로 고통받는 대다수 소비자에게 환영받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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