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중국 도시·음식문화 연구자 내셔널리즘으로 본 중국요리 세계사 짜장면, 라멘, 팟타이, 촙수이… 중국 각 지방의 민간 요리가 전세계로
중국 각 지방의 민간 요리가 전세계로 1972년 2월 중국 베이징판뎬의 주방에서 음식을 시식하는 미국 닉슨 대통령의 부인 퍼트리샤의 모습. 따비 제공 중국요리의 세계사중국음식은, 말그대로 전 세계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 그저 ‘만날 수 있는’ 차원을 넘어 아예 그 나라의 ‘국민 음식’이 된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국민 음식으로 꼽는 ‘짜장면’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일본의 ‘라멘’, 싱가포르의 볶음밥 ‘하이난 치킨라이스’, 태국의 볶음국수 ‘팟타이’, 필리핀의 국수 요리 ‘판싯’, 전세계 미군의 음식으로까지 채택됐던 미국의 ‘촙수이’, 심지어 중국에서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남미 페루의 소고기 볶음 ‘로모 살타도’에 이르기까지, 그 연원을 따져보면 모두 중국음식에 닿는다.
‘내셔널리즘’, 곧 근대 국민국가의 형성을 테마로 삼아 요리와 사회 사이의 복잡다단한 관계들을 포착해내는 실력이 탁월하다. 중국요리의 보급은 중화 제국이 영역을 확대하거나 주변 민족을 ‘한화’하는 시기가 아닌, 되레 제국이 쇠퇴하고 위기를 맞은 19~20세기에 가장 활발하게 이뤄졌다. 그래서 “국가권력 같은 것과는 무관하게 현지의 민중으로부터 맛있고 실질적인 식사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 중국요리 보급의 비결이라 보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지은이는 “중국보다는 오히려 중국요리를 수용하는 현지국의 국가권력”에 더욱 주목하고, 중국요리 역시 “제국주의·식민지주의의 확장과 함께 세계로 퍼져나간 것”이라고 풀이한다. “중국요리는 국가에 의해 체계화된 국민 요리로서가 아니라 각 지방에서 발달한 민간의 요리로서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갔으나, 각국의 내셔널리즘과 조응해 영향력을 획득했고 때론 국민 음식으로까지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이런 식문화 발달에 중요한 배경이 된 것은 새로운 국민 국가 내부의 동학, 그리고 내셔널리즘이었다. 싱가포르는 1965년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탈퇴하자마자 ‘푸드 카니발’ 행사를 열어 “우리나라의 화, 무, 인 등 각 민족의 유명한 요리를 소개”했다. ‘민족적’ 정체성보다 ‘국민적’ 정체성을 강조하는 ‘다민족·다문화’를 내세운 것이다. 태국을 대표하는 국민 음식인 팟타이는 1930~50년대 중국의 볶음 쌀국수 요리인 ‘퀘티아우’를 두부, 건새우, 풋마늘, 달걀, 생숙주와 함께 볶아서 “중국요리의 흔적을 지우고 태국 요리로 탈바꿈”시키려 한 음식이다. 아예 정부가 주도한 팟타이의 국민 음식화는 태국 내셔널리즘의 대두, 그리고 당시 화인에 대한 강력한 동화 정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다. 중국의 국수와 프랑스의 저민 고기에 영향을 받은 베트남의 쌀국수 ‘퍼’는 팟타이와 달리 민간 차원에서 탄생했으나 그 역시 베트남 고유의 ‘국민적’ 정체성을 찾는 기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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