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중학교에서 장애인 인권교육 강의를 마친 뒤 질문 시간에 한 여학생이 나에게 장애인이 되어 억울하냐고 물어보았다. 정확히는 의사의 과실로 인한 의료사고로 장애인이...
얼마 전, 한 중학교에서 장애인 인권교육 강의를 마친 뒤 질문 시간에 한 여학생이 나에게 장애인이 되어 억울하냐고 물어보았다. 정확히는 의사의 과실로 인한 의료사고로 장애인이 된 게 원망스럽냐는 질문이었다.
시간이 흘러 문득 스무 살 성인이 되어 대학에 가고, 처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스스로 거울을 보다 내 몸이 아름답게 대상화될 수 없는 ‘작고 휘고 취약한 매력 없는 몸’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오랜 시간 미뤄두었던 원망스러움이 솟아났다. ‘나도 멋진 사람이 되고 싶은데.’ 그런 생각이 내내 들다가, 결국 장애를 갖게 된 지 20년 만에 의료사고를 냈던 의사의 이름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한참 동안 인터넷 검색을 이어간 끝에 발견한 것은 그가 현재 재직 중인 병원의 소재가 아니라, 그의 부고 소식이었다. 정확히는 그의 아내가 블로그에 남긴 그에 대한 회고였다. 남편은 좋은 의사였으며, 클래식 음악을 사랑했고, 마음이 여유롭고, 가족에게 잘했으며, 환자들에게 친절했다는 내용이었다.체육관에 모인 400명 가까운 학생들은 서로 다른 소리로 얘기했다. 속이 터질 것 같다는 사람, 화가 날 것 같다는 사람, 댓글을 달 거라는 사람. 그러다 저기 어디선가 어떤 여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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