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에 세 개의 아이스크림 가게가 같은 간격을 두고 양쪽 끝과 한가운데에 일렬로 늘어서 있다...
해변에 세 개의 아이스크림 가게가 같은 간격을 두고 양쪽 끝과 한가운데에 일렬로 늘어서 있다.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 똑같은 밀도로 사람들이 흩어져 있다면, 가운데 가게가 가까운 사람이 가장 많을 것이다. 결국 아이스크림 가게들도 더 많은 손님을 찾아 해변의 중앙으로 옮겨갈 것이다. 이른바 중위투표자 정리의 알기 쉬운 강의용 버전이다.
모든 추상적 이론이 그러하듯 중위투표자 정리 또한 생생한 구체적 현실 앞에서는 힘을 잃거나 의도와는 다른 방식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뜬금없이 이념 문제를 강조하거나 모든 것을 전 정부 탓으로 돌리는 태도도, 설사 그것이 정교한 기획의 산물은 아니더라도, 선택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정치세력들을 하나의 기준으로 늘어세운 뒤 스스로에게 유리한 지형을 만들어내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전 정권 실적에 대한 긍정 혹은 부정이라는 양자택일적 상황을 만들어냄으로써, 요컨대 해변에 아이스크림 가게를 딱 둘만 남겨놓음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가게로 오도록 만든다면 그 나름대로 합리적인 전략이 되는 것이다. 미국-일본이냐 중국-북한이냐라는 어느 정도는 현실에 기초하면서도 어느 정도는 허구적인 양자택일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그렇게 본다면 최근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이해하기 힘든 정치적 논쟁들이 이해될 법도 하다.
대저 민생이란 무엇일까? 실은 그 연세의 일반인들조차 잘하지 않을 시장통에서 어묵 먹기? 민생을 빙자한 지역유지들의 민원 들어주기? 사실 경제문제로만 국한하더라도 성장률 논쟁, 세수 펑크 논쟁 등등 진지하게 토론해야 할 문제가 널려 있다. 그중에는 끝장 논쟁을 통해 적어도 민주공화국 시민들에게는 더 이상 설득력을 가질 수 없음이 밝혀져야 하는 가짜 문제들도 있다. 민생이야말로 이 모든 문제들을 잊고 지나치게 해주는 마법의 키워드가 아닐까? 실체도 잡히지 않는 민생 논란을 벌이며 표를 얻는 경쟁이 일어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진정 논의되어야 할 주제들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그렇게 선거가 끝나고 나면, 다시금 아무도 책임지지 않을 이데올로기 공격만이 난무할 것이다. 결국 수많은 말들이 어지러이 떠돈 기억, 그 기억 속에서 우리는 입맛에 맞는 입장만 편집하여 남길 것이고, 그 희미한 기억에 의존하여 다시 몇년 뒤에 새로운 투표장으로 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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